철강가격 `들썩'..본격 상승예고
철강가격 `들썩'..본격 상승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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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2위의 현대제철이 16일 원료인 철 스크랩(고철)의 구매가 인상을 이유로 형강류의 수출가격을 10% 정도 올리면서 국내 철강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현대제철은 일단 수출제품 인상으로 한정했지만, 수출가격이 내수 제품 판매 가격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이날 조치는 국내 철강가격 인상의 `신호탄'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국내 철강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철강 수요가 많이 늘어나 각국 철강사들이 철강 생산량을 높여 원료인 철광석, 석탄, 철 스크랩의 국제 거래 가격이 급등세이기 때문이다.

철스크랩은 주로 철근과 형강의 원료가 되지만 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를 보유한 곳도 최근 철광석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철스크랩을 대체재로 쓰는 추세여서 철스크랩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달 초 세계 3대 철광석ㆍ석탄 생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과 세계 6위 철강사인 일본 JEF스틸은 내달부터 석 달간 지난해보다 55%나 오른 t당 200달러에 점결탄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원료 공급사들은 그간 업계의 관행이었던 연간 계약 대신 분기별 가격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올해 초 철스크랩 가격이 t당 10만원 정도 오르자 2월 철근의 가격을 4만∼5만원 올렸지만 이후 철스크랩 가격 상승이 그치지 않으면서 더는 스스로 인상분을 완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일부 철강 제품의 가격을 산발적으로 올렸지만 포스코의 열연강판 가격 인상의 시기와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열연강판이 사실상 모든 철강제품의 재료가 되는 탓에 이 제품의 가격이 오른다면 국내 철강제품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철광석, 석탄의 구매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가격 인상의 시기나 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고 있으나 열연강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외부 상황은 충분히 갖춰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포스코 열연강판의 수출가격이 t당 600달러 정도지만 포스코 제품보다 t당 50달러 정도 낮았던 중국산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따라서 포스코와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격차를 고려하면 포스코가 t당 50달러는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

철강제품을 쓰는 일부 업체에선 철강 가격 상승이 가시화하자 `사재기'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현재 t당 68만원인 포스코의 열연강판이 원료 가격 인상을 고려할 때 10만원 정도는 오를 수 있다"며 "포스코의 가격 인상은 다른 철강사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 건설업의 비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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