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명당자리ㆍ인테리어 확 바뀐다
증권사 명당자리ㆍ인테리어 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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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접근성ㆍ이미지 등 개선…바뀐 사회상 반영

소비 패턴이 변하고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국내 증권들이 지점 위치로 선호하는 이른바 `명당자리'와 지점 `인테리어'도 변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건물 고층에 주로 자리하던 증권사 지점들이 저층으로 내려오고 있다. 또 내부 인테리어도 기존과는 사뭇 달라졌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12월 경남 진해 지점을 같은 건물 3층에서 1,2층으로 옮겼다. 수익구조가 기존 주식 거래 위주에서 펀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으로 확대되면서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방 고객도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CMA를 이용하거나 펀드 가입을 상담하고자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급증해 위치 선정 시 접근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지점 내부에 시황 전광판이 있던 시절에는 상주 고객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을 기피했던 것도 지점들이 고층에 입점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한 증권사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화증권은 지난 3일 경기도 포천지점을 열면서 창구를 전면 배치하고 영업사원별 부스 면적을 대폭 넓혔다. 고객이 자산 관리 등을 장시간 상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화증권은 종합적 자산 관리를 위해 지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기존 영업점도 이러한 구조로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지하철역 인근 등 기존 상권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도 지점이 들어서고 있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유명 건물도 선호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이런 건물은 대개 유동인구가 많아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하기도 했지만 기업 이미지와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부산지점을 해운대에서 센텀시티로 이전했다. 센텀시티 개발에 맞춰 주변에 고층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고급 상권이 형성됐다는 점이 고려됐다.
IBK투자증권은 강남 '어반 하이브' 건물에 중소기업 경영자를 겨냥한 일종의 VIP 지점인 'CEO(최고경영자) 플라자'를 개설했다. 여기에는 건물 자체가 강남의 명물인데다 교보문고 사거리에 있다는 접근성이 높게 평가됐다.

신생 증권사의 경우 홍보 차원에서 대형마트에 입점한 이례적인 사례도 있다.

영업 차원에서 보면 거래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기업 홍보 차원에서 문을 연 것. 후발 증권사인 IBK증권이 부산서면 이마트월드점, 죽전 이마트월드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한 건물에 여러 개 증권사 지점이 들어서는 '백화점'식 입점도 눈에 띈다.

강남 대치동 하이마트 건물에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동부증권 등 5개 증권사 지점이 입점해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배후에 있다는 점이 반영됐지만 내부적으로는 '파이 나눠먹기' 경쟁 관계도 숨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다른 증권사가 있는 건물에 들어가면 타 증권사 고객을 빼앗아오기가 수월해 일부러 같은 건물에 입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5층에 있는 A증권 지점에 거래했던 고객이 직원 권유로 주식이나 투자상품 투자했다 손해를 보고 화가 나 내려오다 3층에 있는 B증권 지점에 가보는 식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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