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길태에 '농락'?… 결정적 기회 '세번 놓쳤다'
경찰, 김길태에 '농락'?… 결정적 기회 '세번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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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후 직접 경찰에 전화 "범인이 아니다"...경찰 "범인 맞다"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경찰이 부산 여중생 강간살인 사건의 용의자(피의자) 김길태에게 휘둘리고 있다. 아니, 농락당하는 듯한 형국이다. 경찰이 김 씨를 검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모두 세 차례나 되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까지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김 씨는 지난 3일 오전 5시께 이 양이 살던 다세대주택 인근의 빈집에 은신해 있다가 형사 1명이 플래시를 비추며 집안으로 들어오자 뒤쪽 창문을 통해 3.5m 담 아래로 뛰어내려 도주했다. 당시 이 형사는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더이상 뒤쫓지 못해 눈앞에서 김 씨를 놓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주민의 신고에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김 씨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실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8시10분께 이 양의 집 근처 2층에 사는 주민이 빈집에서 김 씨로 보이는 남성이 얼굴에 수건을 덮어쓴 채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10여분이 지나도 경찰이 오지 않자 신고한 주민은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위해 함께 집을 나섰고, 이후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 남성은 사라지고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에서 현장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1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신고 직후 바로 출동했다면 충분히 검거할 수 있었던 상황인데도, 늑장대응으로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만 셈이다..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난달 27일 김 씨가 사상구 주례동 친구 이모(33) 씨가 운영하는 한 주점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경찰을 배치시키지 않은 바람에 검거 기회를 놓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또 범행이후 두 차례 경찰에 전화를 해 수사상황을 살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 양이 실종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2시께 사상구 모 시장내 아버지 집을 찾아 아버지 휴대전화로, 28일 오후 10시께 친구 이 씨가 운영하는 주점 인근 공중전화에서 경찰과 각각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집을 찾은 25일 아버지가 형사들이 다녀갔다고 하자 아버지 전화로 연락처를 남긴 형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왜 사람을 죽이느냐"고 결백을 주장했고, 28일에도 친구 이 씨를 찾아가 "나는 범인이 아닌데 경찰이 나를 쫓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달라"고 말한 뒤 주점을 나와 공중전화로 또 다른 형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고 한다.

한편, 이같은 정황때문에 일각에서는 혹시 용의자 김길태가 범인이 아닌 것아니냐는 의구심이 대두 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양의 시신에서는 김의 DNA와 일치하는 타액이 검출됐으며, 이 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피의자로 확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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