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 속 증권가 M&A, 향방은?
'금융빅뱅' 속 증권가 M&A,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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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합병시, 우투+KB투자證 시너지 기대
하나대투證 '독자생존' 가능…분리 매각 가능성도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연내 민영화 추진이 가시화 됨에 따라 '금융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물론 증권업계의 '새판짜기'도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지주사 차원의'금융빅뱅'이 이뤄질 경우 증권업계 M&A의 가장 큰 변수는 우리투자증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매각이 될 경우 우리투자증권 역시 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과 함께 팔릴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분리 매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을 둘러싼 증권업계 M&A에 대한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가속화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연내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비친 가운데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식이 대등 합병 방식이 될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금융과의 짝짓기 대상으로는 하나금융과 KB금융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금융빅뱅'이 일어날 경우 금융권의 대대적인 '새판짜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금융빅뱅'에 따른 증권업계 M&A가 진행될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이미 우리투자증권과 관련한 갖가지 시나리오와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지주사 차원의 M&A가 진행될 경우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과 함께 팔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전망이다.

이에 우리금융의 M&A 방향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이 어떤 금융지주사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합병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래전부터 우리금융 민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에까지 밀리는 양상을 보였던 하나은행의 경우 합병은 단순히 성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대명제'일 수 밖에없다. 이에 하나금융의 최고경영진도 우리금융과의 M&A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만약 '우리+하나'라는 조합이 이뤄질 경우 우투는 분리매각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하나대투증권은 하나은행과는 달리 독자생존에 문제가 없는 증권사다.

특히 지난해 하나금융지주내 거의 모든 계열사가 적자를 보인 가운데 하나대투증권은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24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켰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최근 김 사장은 일부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에 대해 "하나대투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은 시너지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보통 합병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특히 증권사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두 회사가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M&A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대투증권을 매각할 것이란 추측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과 함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합병 시너지가 크지 않은 하나대투증권를 굳이 붙들고 있을 이유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과의 합병 가능성
 
우리금융-KB금융 합병 가능성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당초 KB지주의 경우 외환은행에 욕심을 내왔지만 우리-하나 합병이 현실화 할 경우 리딩뱅크 자리를 뺏기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금융과의 인수·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쳐질 경우 자산 규모 634조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거대 금융사가 탄생하게 된다. 그동안 M&A를 통한 몸집불리기를 계속 시도해왔던 KB투자증권의 경우 단번에 업계 '탑'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우리지주-KB지주 합병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최고 결정권자인 회장이 공석이어서 그룹의 사운이 걸린 M&A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KB금융은 작년 9월 말 황영기 회장이 퇴임한 데 이어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임됐던 강정원 국민은행장마저 작년 말 회장 내정자에서 물러났다.

이에 회장 공백 상태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며 이같은 회장 공백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이사회 구성이 완료되는 3월 말 주총 이후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하면 두세 달 후인 5월말, 6월초에나 차기 회장 체제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회장 공백기가 올해 말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푸르덴셜증권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이 지난달 27일 실시된 본입찰에 불참했던 것 역시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KB금융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는 정부가 민간 금융사의 합병을 밀어부친다는 것도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KB금융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이나 하나대투증권이 매물로 나오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합병될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투자증권이나 하나대투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B투자증권은 처음부터 M&A, 특히 대형사와의 M&A를 통한 덩치키우기를 기대해왔던 만큼 우리투자증권이나 하나대투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욕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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