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인수戰…포스코 vs 롯데 '2파전'
대우인터 인수戰…포스코 vs 롯데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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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롯데 등 4곳 인수의향서 제출
자산규모 5,6위 각축전…"인수자금 풍부"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롯데그룹이 뛰어들며 포스코와 치열한 2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대우인터의 인수의향서(LOI) 제출일에 포스코와 롯데, 대우파트너스컨소시엄(DPC) 등 총 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인수 1순위로 포스코를 꼽으며 단독 출전가능성을 점쳐 왔지만, 예상보다 치열해진 M&A흥행에 대우인터의 새 주인 찾기는 쉽게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현금 동원력에서 보면 포스코와 롯데의 2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그동안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 1순위'로 꼽으며, 인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왔다. 6조 7000억원 수준의 풍부한 유동성자산을 바탕으로 3조원 안팎의 가격으로 대우인터를 인수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계산이다.

또 인수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과 자원개발 사업 등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는 우리투자증권과 매쿼리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곳을 공동자문사로 선정해 인수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롯데의 등장으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의 판도를 쉽게 가듬할 수 없게 됐다. 자금 동원력과 인수합병(M&A) 경험이 막강한 롯데는 올 들어서만도 바이더웨이, GS스퀘어백화점.마트 등 2건의 M&A에 각각 2740억원, 1조 3400억원 등 총 1조 6140억원을 쏟아부으며 유통업계 M&A 매물을 싹쓸이했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두산주류BG 인수에 5000억원을 투입했고, 10월에는 중국에 65개 점포를 가진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를 735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 역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해 그룹내 종합무역상사를 마련하고 해외진출과 자원개발 등 신사업 진출을 활발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롯데의 몸집 불리기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3조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채비율이 평균 50%에 불과한 계열사들의 외부 자금 동원력도 대형 M&A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4월 1일 기준으로 48조 9000억원으로 포스코(49조1천억원)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6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올해 인수한 바이더웨이와 GS마트.백화점을 합치면 이미 5위로 올라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규모는 60조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재계 5위 자리를 확고히 굳힐 수 있게 된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대우인터내셔널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포스코가 주목돼 왔지만 롯데의 참여로 대우인터내셔널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가 롯데손해보험을 통해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교보생명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에 매력을 느낀 것 같다"며 "아직 예비입찰과 본입찰 등이 남아 있어 롯데가 끝까지 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다음달 중순 예비 입찰을 실시한 후 4월께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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