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인식 부조화...무감각증 심각"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우리나라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빵셔틀(힘이 약한 학생이 힘이 센 학생에게 빵을 사주는 것)'을 학교 폭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졸업식 뒤풀이 폭력, 빵셔틀 등 학교폭력을 경험한 피해 학생들은 매우 고통스럽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의 부조화를 드러내는 것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무감각증'이 위험 수위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동안 전국 64개 초·중·고교생 4천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조사대상 학생의 55%는 '빵셔틀을 학교 폭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일반적인 '괴롭힘'과 '왕따'가 학교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각각 42%, 17%로 조사됐다.
한편,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학생의 비율이 전체의 22%였다. 특히, 이 중 14%는 '셀 수 없을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중 64%는 '학교 폭력으로 고통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그 중 '죽고싶을 만큼 고통을 느꼈다'는 학생도 16%나 됐다.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의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57%가 '모른척 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같이 피해를 당할 것 같아서'가 34%, '관심이 없어서'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가 각각 33%로 나타났다.
처음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는 초등학교 4~6학년이 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초등학교 1~3학년 18%, 중학교 1학년 14% 등의 순이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사무총장은 "졸업식 뒤풀이 폭력, 빵셔틀 등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들은 죽을만큼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