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량 '뚝', 휴대폰도 '뚝'…'동양의 금문교'?
통행량 '뚝', 휴대폰도 '뚝'…'동양의 금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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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통행량 줄고 각종 악재겹쳐 '애물단지' 전락 조짐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숱한 화제속에 등장했던 인천대교가 개통 당시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애물단지'로 전락해 가고 있다. 통행량이 부쩍 줄면서 개통 초기의 특수가 '반짝 효과'로 그치고 있고, 최첨단을 자랑하는 다리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요즘 인천대교에서는 지난해 10월 개통한 당시 너도나도 기념 사진을 찍거나 관광버스가 즐비하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동양의 금문교'가 될 것이라던 인천대교가 개통 4개월만에 이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비싼 통행료가 문제다. 하루 5천5백 원씩하는 통행료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는 개통 당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예상치 못한 악재도 잇따르고 있다. 폭설 당시, 인천대교는 자동 제설 시스템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하늘에서 발생했다. 주탑 케이블에 매달린 크고 작은 고드름이 날이 풀리면서 수십, 수백 미터 해상으로 '고드름 벼락'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고드름이 다리 아래를 운항하는 유람선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유람선마다 많은 사람들이 인천대교를 보기 위해 갑판에 나와 있어 낙하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해경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지만, 현재로선 사고 위험이 겨울철마다 되풀이될 것이 뻔하다.

바다에서 뿐만이 아니다. 밤 하늘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는 인천대교. 하지만, 일부 조명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에도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대교는 공항에서 15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고, 항공기 이착륙 중심선에서 3킬로미터 거리 밖에 안된다. 때문에 일부 조종사들은 저공 비행 때 '눈부심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조종사들은 인천대교의 조명을 활주로로 착각할 우려가 있고, 조명이 너무 밝다보니 정작 활주로가 잘 안 보이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사소한 듯하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는 휴대전화 '먹통'도 문제거리다. 어찌된 일인지 다리위에서 휴대전화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삐~'소리만 나고 연결이 안되거나 갑자기 끊어진다. 이런 불편을 겪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이통사들은 중계기를 설치했고, 전파 방해도 없다는 입장. 그리고, 자신들이 통화시험을 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휴대전화 이용자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도 통신 두절이 왜 계속되는 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통 특수가 시들해 지면서 인천대교의 통행량이 급속히 감소 했다.

실제로 지난달 평균 통행량은 예상치의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행량이 80%를 밑돌면 부족한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 민자유치 과정에서 약속(계약)된 사항이다. 

(주)인천대교 측은 3월 지역감면제가 시행되고, 5월부터 제3경인이 개통되면 교통량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 하고 있다. 봄 철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만으로도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던 개통 당시의 취지가 빛을 발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나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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