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500대 상장기업 대상 조사
모두 1천396명...64%, 재직기간 1~3년 '단명'
오너아닌 '10년 장수' 11명...박종원 '별 중의 별'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21세기 들어 10년, 그 10년을 가장 빛낸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이들일까?
8일 (주)중앙경제 부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500대 상장기업(2008년 매출액 기준)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CEO 재임 기간을 분석한 결과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은 모두 1천396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3.3년. 재직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도 26.7%(373명)나 된다. 결국, 재직기간 1∼3년 짜리 단명 CEO가 전체의 64.3%나 된다는 얘기다. 재직기간 4∼6년은 23.8%, 7∼10년은 11.9%로 나타났다.
10년간 대표이사직을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CEO는 모두 57명(4.1%). 이 중 오너가 46명, 전문경영인은 11명뿐이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오너가 아닌 이들 11명의 '장수 CEO'들의 면면. 이 중 100대 기업에 속한 '스타급'은 구학서 신세계 회장,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등 단 3명뿐. 물론, 이들은 모두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하지만, 이들 세 명 중 아직도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CEO는 박 사장뿐이다. '별 중의 별' 인셈이다.
박 사장은 1944년생이다. 50년대생 CEO도 차츰 그숫자가 줄어드는 추세속에서 그의 맹활역은 능력만 뛰어나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부족함이 없다.
박 사장은 재정경제원 출신이다. 그의 경영능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파산 직전의 대한재보험(코리안리재보험의 전신) 수장자리에 앉으면서부터다 해병대 출신인 그는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 당시만해도 '골칫거리'였던 코리안리를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이후 그는 외부에서 영입된 경영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4연임'에 성공한다. 12년간 코리안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작년엔 어려운 경영 여건속에서도 코리안리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다. 그의 '뚝심경영'은 보험업계는 물론 재계에도 이미 소문이 나 있다. 그는 요즘도 매년 젊은 직원들과 겨울 등반을 빼놓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만약, 박 사장이 오는 6월 정기총회에서 '5연임'에 성공할 경우, CEO직을 총 15년간 유지하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이밖에 '10년 장수' CEO중 오너 출신은 김윤 삼양사 회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사장,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사장 등이다.
전문 경영인은 신영주 한라공조 사장, 최태현 태산LCD 사장, 정진우 삼부토건 사장, 최양하 한샘 회장,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전원중 한국제지 사장 등이 포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