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인수戰, STX-대우조선-아랍펀드 '3파전'
대한조선 인수戰, STX-대우조선-아랍펀드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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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시너지 기대는 무리"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불황이 그치지 않은 가운데, 중견조선업체 대한조선 인수를 놓고 대형 조선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아랍계 펀드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35위 규모인 대한조선은 대주그룹 계열사로 전남 남해에 14만㎡(4만 5천평) 규모의 도크 1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을 위한 신용평가에서 가까스로 퇴출을 면해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소 자체가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물로서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가동 중인 중형 도크는 당초 대한조선이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도크로 확장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해, 확장이 완료되면 초대형(VLCC급) 선박 건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조선은 선박 입출항 및 접안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2,3도크용 부지 208만㎡(63만평)도 확보하고 있어 그동안 대형조선사들의 M&A 후보로 자주 물망에 올랐었다.

일단 기술유출 등의 문제를 감안할때 전문가들은 해외 매각보다는 국내기업 간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현재 약 9천억원에 이르는 대한조선의 부채 및 아직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조선경기 등이 대한조선 매각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STX는 국내 조선소의 생산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 중국 대련에 대형조선소를 가동하고 있고,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어서 투자여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시장의 매물로 나올 것을 감안하면, 채권단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M&A를 단행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조선의 도크는 활용가능성이 있지만, 인수를 한다고 해서 당장 국내조선사들과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선사 중 누가 더 매각자금을 충분히 가지고 갈건지가 이번 M&A의 향방을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장 실사 후, 이들 업체로부터 투자유치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3~4월 께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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