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횡령, 배임…코스닥, 갈수록 '혼탁'
툭하면 횡령, 배임…코스닥, 갈수록 '혼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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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엠텔, 네오위즈 등 소송 잇따라
한컴, 100억 규모 횡령혐의로 '폭락'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코스닥 시장이 경영권 분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상장사들이 각종 이권 다툼으로 송사에 휩쓸리자 테마주마저 시들해진 요즘,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이 다시 악화일로로 치닫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디지털방송 솔루션 및 로봇 관련 전문기업 CMS는 네오엠텔 김윤수 대표이사를 허위매출에 의한 사기죄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주요 주주로 있는 네오엠텔이 씨엠에스가 발행한 주식을 매수한 후, 6개월 이내에 매도해 7094만 2208원의 이익을 얻었다며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네오엠텔측은 이번 매매차익 반환청구 소송은 임의적으로 해석한 행위라며 CMS 박정훈 대표이사를 명예훼손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네오엠텔 관계자는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발행주식 총수의 10%이상을 소유한 자가 주요주주에 해당하는데, 네오엠텔은 8.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에 적용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CMS측의 주장은 관할권을 금감원 시정조치를 내려야 하는 사항인데, 이를 거치지 않고 보도를 낸 것은 언론플레이"라며 "자본시장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네오엠텔은 지난해 9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네오엠텔을 거치지 않고 불법 이사회를 개최해 케드콤을 주식을 취득했다며 CMS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CMS는 부실기업인 케드콤 주식을 인수해 14억 규모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각종 악재가 겹치자 네오엠텔의 주가는 지난 27일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네오엠텔은 "CMS와 법정분쟁 중이지만, 서로간의 시너지를 위해 '굿 파트너'로 남으려 노력하겠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보도자료를 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네오엠텔이 스마트폰 사용자환경(UI) 구동속도를 아이폰 수준으로 높여주는 애플리케이션 '스맥스'를 개발하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각종 소송문제로 주가가 급락하자, 급하게 보도자료를 뿌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90년대 '벤처 붐'을 주도했던 한글과 컴퓨터도 최근 대표이사의 횡령·배임혐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검찰은 지난 21일 김영익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100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하고 서울 구의동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회사측은 "검찰이 내사를 실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소된 것은 아니며 회사에서 횡령·배임사실도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한글과 컴퓨터 및 셀런과 셀런에스엔, 티지에너지 등은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첫날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29일 현재도 주가는 폭락했다. 

회사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공지의무를 소홀히 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는 기업도 있다.

게임홀딩스는 최근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 풋백옵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97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홀딩스는 일본 게임사인 게임온 지분을 공동 투자할 당시 적정 수익률을 보장받기 위해 네오위즈게임즈에 보유 주식을 되팔 수 있는 980억원 규모의 풋백옵션(PBO) 약정을 맺었지만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측에서 게임홀딩스가 주식양도권 행사 의사표시를 했다고 공시한 지난 5일에서야 내용을 알았다"며 "투자자들에게 미리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은 회사측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홀딩스가 주식양도권 행사를 통지했다고 공시한 지난 5일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22% 이상 하락했다.

이처럼 코스닥 기업들이 각종 문제들로 말썽이 빚어지면서, 코스닥 시장이 제대로 된 투자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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