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블록세일 등 모든 수단 검토"
"하이닉스 매각, 블록세일 등 모든 수단 검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재한 정책금융公 사장, "해외 FI포함된 국내투자자에게도 기회 제공"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하이닉스의 매각이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재매각을 앞두고 업황호조에 따른 실적 회복 및 인수 자금지원 등의 각종 유인책을 제시하며 발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인수주체의 부재로 블록딜 등 다양한 대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8일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채권단 협의를 통한 블록세일(대량매매) 등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9일 인수의향서(LOI)접수 마감을 앞두고 아직까지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를 낸 곳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부문은 경기 민감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못하고, 변동성이 큰 대형반도체 산업을 인수하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상당기간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보아뱀M&A'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인수철회'를 결정한 효성의 사례 역시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감일까지 가봐야 윤곽을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매각 전망이 밝지는 않다"면서 "현재 일부 기업들에 물밑작업을 시도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재 LG, 한화 등 대기업 2~3곳에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매각이 이번에도 무산되면 사실상 은행들 중 보유 주식을 개별적으로 매각하겠다고 요청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들의 보유 지분을 더 이상 묶어둘 수 없어 채권단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의 특수성과 경쟁우위, 국가 전체의 성장전략 등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 인수 대상으로는 국내 기업, 국내 투자자로 제한하고 있으나 국내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만 두고 투자에 나서는 데 주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일부 해외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인 국내 투자자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금융공사는 하이닉스반도체(6.2%) 외에도 현대건설(11.3%), SK네트웍스(8.2%), 대우인터내셔널(5.3%), 한국항공우주(30.1%)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유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중에 매각 절차가 종결될 것이며 보유 지분의 매각제한이 풀린 SK네트웍스 보유 주식도 적정 시점에 시장에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