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올해 은행업 전망 '극과 극'
[심층 분석] 올해 은행업 전망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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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구조조정+대출부실 '3중고'
"규제가 수익성 개선 밑거름"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와 더불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악화 가능성, 그리고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 올해 은행들이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정부 규제가 영업환경을 개선시켜줄 수 있으며, 전세계 은행 가운데 국내 상업은행의 주식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3중고 직면"
올 들어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향후 4년 이내 예대율(예금대비 대출 비율) 100% 규제는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특판 경쟁을 부추기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공시 추진 및 금리인하 구두개입은 기업은행(0.5%p)을 시작으로 우리·외환·신한·국민은행(0.2%p) 등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대율 규제는 은행들의 자산성장의 걸림돌로, 금리인하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호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중소기업들의 기업구조조정 우려도 은행권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위기극복을 위해 100%까지 완화했던 중소기업 보증비율을 위기 이전 수준인 8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보증비율 5%포인트는 대출금리 최대 0.3%포인트 변동 효과를 갖는다.

다만 2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금호 관련 시중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은 지난 4분기 실적에 반영돼 올해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추가적인 부실발생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바젤위원회의 금융규제 개편안도 은행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IBK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개편안은 은행들이 고위험 투자 대신 전통적인 예대업무에 집중하고, 예상되는 손실은 비용에 선반영하는 내용이 골자"라며 "이같은 규제는 은행의 성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가 보약?
이와 반대로 정부 규제가 은행업에 '보약'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금리 인하의 경우 은행권의 NIM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CD금리 상승으로 인한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규대출에 소극적인 데다 1년내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전체의 2.7%에 불과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만기도래하는 주택대출의 예대금리차가 평균 150bp 이내, 신규대출 예대금리차가 200bp라는 점을 감안하면 50bp 이상의 NIM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예대율 규제에 따름 마진하락폭을 20~30bp로 예상했다. 최근 일부 은행들이 연 5% 수준의 특판예금을 출시하는 등 수신경쟁이 더욱 심화될 경우 NIM 하락폭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주택대출 기준금리 역시 은행 NIM 개선에 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은행권의 가중평균조달금리는 3.5%로 CD금리(2.7%) 대비 71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가산금리를 71bp 이상 급격한 인하가 없을 경우 은행의 NIM은 상당폭 상승할 수 있으며, 만약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인하를 적극 유도하더라도 대출의 기준 금리 변환 과정에서의 큰폭의 일시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금호그룹 일부 계열사의 부실 역시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유동성 문제만 해결되면 추가적인 부실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서 연구원은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기조가 당분간 지속되고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은행업종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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