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채용확대 주문에 은행들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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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채용 비해 신규채용 '소극적'
희망퇴직 특수성 없고 M&A 변수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국내 금융사를 상대로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에 적극 호응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시중은행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마냥 예산을 늘려잡을 수는 없다는 하소연이다. 한편에서는 예대율 등 각종 규제 도입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부정책에 호응할 것만 주문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진 위원장은 14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7개 금융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신속한 경기회복에도 민간 부문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채용시기를 가급적 상반기로 앞당겨줄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신규채용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채용계획을 밝히고 있는 곳은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 뿐이며 이들 역시 예년 수준의 신규채용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채용을 아예 하지 않아 상반기 채용 시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올초 2200여명의 대규모 인턴 채용을 실시한 바 있어 정규직 채용에 적극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달리 은행권 인력수급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기 때문에 채용을 늘릴 수 있었지만 올해는 특수성이 사라진 만큼 채용인원을 마냥 늘릴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은행권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M&A 역시 채용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 중이며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늦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외환은행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경우 하나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외환은행은 KB금융으로 인수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간 인수합병 가능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M&A 이후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채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결국 판단은 CEO의 몫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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