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황영기發 후폭풍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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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黃 전 회장과 맞대결 가능성
KB금융, 종합검사로 '살얼음판' 형국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새해 경영전략 수립에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할 일부 시중은행들이 내외부 풍파에 곤혹스러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을 상대로 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의 '반격'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영기 vs 이종휘?
올 한해 우리금융지주가 내세운 대표 화두는 '리스크 관리'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이팔성 회장은 기존 계열사 중심의 리스크관리 업무를 그룹 차원으로 확대한 전사적 리스크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이같은 이 회장의 노력은 우리은행의 'CDO·CDS 쇼크'가 발단이 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5~2007년 CDO·CDS 투자로 무려 1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또 다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수모를 겪었다. 금융당국은 CDO·CDS 손실의 책임이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에게 있다고 보고 은행법 위반을 이유로 '직무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같은 기간 수석부행장을 맡았던 이종휘 우리은행장 역시 '경고' 제재를 받았다.

이후 황 전 회장의 자진사퇴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우리은행의 CDO·CDS 사태는 최근 황 전 회장이 제재처분 취소청구 소송에 나서면서 우리은행을 발칵 뒤집어 놨다. 황 전 회장의 소송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황 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배청구의 경우 당사자인 우리은행이 직접 나서야 하기 때문에 우리금융 전직 CEO간 맞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황영기 전 회장과 같은 이유로 징계를 받은 이종휘 행장으로서는 소송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우리은행이 손배청구에 나서더라도 승소를 장담하기 힘든만큼 전현직 CEO간 맞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 '미운털'에 쐐기?
KB금융지주 역시 황 전 회장의 소송이 미칠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소송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황 전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 인식이 KB금융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전 회장은 지난 2008년말 KB금융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로부터 회장으로 낙점돼 지난 10월까지 회장직을 유지했었다. 더구나 KB금융 사외이사의 경우 황 전 회장 후임인선 과정에서 '사외이사의 권력화'라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종합검사가 우리·신한·하나금융 등 여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대폭 앞당겨진 것을 두고 '군기잡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이달 KB금융 종합검사를 통해 황 전 회장 시절의 경영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KB금융을 뒤흔들 또 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회장 내정자 신분인 강정원 행장으로서도 황 전 회장의 소송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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