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신뢰지수는 5분의1(?)
애널리스트 신뢰지수는 5분의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경기 침체되면 기업의 부도위기가 높아지면서  신용리스크가 심화되기 마련입니다. 그 파장은 더욱 외연을 넓히면서 또다른 금융위기를 불러  코스피지수는 800선대로 곤두박질 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올해  증시전망을 하면서 전망의 근거를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실제,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코스피지수를 1200~1400포인트에 머물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실물경기는 하반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국내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대폭 개선됐다.이에따라  지난 9월 코스피지수는 1710선까지 올랐다. 두바이 사태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연말 기대감에 힘입어 큰 흔들림 없이 16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다음해 증시를 전망하는 세모가 됐다. 증권사 '브레인'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들은 내년도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상반기엔 오르고 하반기에 떨어질 것이라는 상고하저(上高下低), 그 반대의 상저하고(上低下高)에서부터 지수로는  1300포인트에서 2100포인트 에 이르기까지 회사에 따라 개인에 따라 상범위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전망은 투자자들에게 참고사항이 되겠지만 명심할 사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실패에 따른 리스크는 온전히 투자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물론, 빠르게 변모하는 기업의 영업환경, 시장 돌발 변수 등을 감안하면 애널리스트들이 내년증시나 실적을   쪽집게처럼 예측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전망이 다분히 주가 추종적이라는 점이다. 즉, 주가가 먼저 움직인 후에 애널리스트는 '사후약방문'식으로 주가나 경영실적전망을 조정하는 것.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입'에서 나오는 각종 고급정보(?)를 여과장치 없이 흡수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애널리스트 사견에 의존한 주가추종적인 경영실적및 지수전망은  개미들에게  '쪽박'을 차게할 위험성이 다분하다.

한 중소형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애널리스트들이 직전 회계연도 말에 제시 했던 기업이익 추정치가 실제치에 부합한 경우는 단 3차례에 불과했다. 3/15의 확률에 불과 했던 셈이다. 특히 최근 3년간의 실적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지난 2007년의 경우를 보자. 그 당시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인 2000포인트를 돌파하자 증권사들은 온갖 장 밋빛 전망을 쏟아내며 2008년도 기업이익이 약 2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 기업이익은 30%이상 줄어들었다. 금융위기 사태를 감안하더라도 50%가 넘는 기록적인 오차를 보였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실적전망이 주가에 후행하는 것은 실적추정 작업이 과거 데이터에서 영감 을 얻는 자기추세 분석(regrssion)방법을 따르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실적추정 자체가 경향성을 띄기 때문에 과거의 관성으로부터 자유울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개인 직접투자자들의 비중이 늘고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오판'에 대해 단순히 '주가추종적'이란 애널리스트들의 변명은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망이 빗나가도 도의적인 책임을 질 뿐이지만, 개미투자자본인은 물론  가정까지도 파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초 1조4800억원 이르던 신용거래융자가 지난 15일 기준 4조 2200억원 규모로 급증,신용거래가 일반화돼 있는 상황에서 정교하지 못한 실적전망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최근 연말 장이 살아나면서 증권사 간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그 들의 몸값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불어나는 몸값에 비례해 그들의 책임과 역할도 더욱 가중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말' 한 마디가 투자자들에게는 훌륭한 '처방전'이되기도 반대로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