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도 주가를 춤추게 한다
CEO도 주가를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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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기대심리 반영하는 증시 속성 때문"

기업 최고경영자(CEO)도 주가를 춤추게 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과거 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스타 CEO'나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는 인사가 CEO로 취임하면 해당 기업 주가가 뛰는 반면, CEO 신상에 문제가 생긴 기업 주가는 미끄럼을 타곤 했던 것.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과정에서 새 사장을 맞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연주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알려진 지난 15일 삼성물산은 4.44% 올랐고, 전날에도 보합으로 마감하기는 했으나 한때 2,90%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5일 3.91% 내린데 이어 전날에도 0.45% 더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후임 CEO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내렸다고 풀이했다.

CEO 동향 때문에 주가가 출렁인 사례는 최근에도 있었다.

신화인터텍은 지난달 초 각종 악성 소문들과 함께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갈등이 벌어진다는 의혹마저 사면서 1만2천원대였던 주가가 9천원까지 떨어졌으나, 같은달 18일 공동대표체제로 변경한다는 사실을 밝힌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1만5천원선을 넘었다.

게임하이 역시 지난달 2일 '실무형 CEO'를 내세우면서 1천100원대였던 주가가 1천200원선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비해 고(故) 박용오 회장이 이끌던 성지건설은 박 회장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4일 9.00% 급락한 바 있다.

외국 유수의 기업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났다.

미국 애플사(社)의 경우 지난 1월 스티브 잡스 CEO가 병명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병가를 내고 경영 일선을 떠나자 같은달 4일 주당 94.58달러였던 주가가 20일에 78.20달러까지 떨어졌다.

잡스 CEO가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9월 9일 애플 주가는 171.14달러였지만 같은달 18일에는 185.02달러로 올랐다.

건설 업종을 담당하는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타 CEO의 영입이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의 기초 여건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며 CEO도 경우에 따라 주가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증권 안병국 투자정보팀장은 "기대 심리 때문에 CEO 동향과 주가가 연동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경영 체계가 확고히 수립된 대기업에서 CEO 한 명이 주가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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