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MF 익일환매제 도입...증권-투신, '시장 맥 끊긴다'
하반기 MMF 익일환매제 도입...증권-투신, '시장 맥 끊긴다'
  • 임상연
  • 승인 2004.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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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수탁고 37% '노심초사' 증권 'CMA 중단위기'
산업 경쟁력 위협...시행시기 조건 재조정 필요.

올 하반기 도입될 예정인 MMF 익일환매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으로 투신권의 MMF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최근 투신업계에서는 MMF 익일환매제의 시행시기와 조건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그동안 MMF 익일환매제와 관련 입장을 유보했던 증권업계도 반발하고 나섰다. 익일환매제를 도입할 경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수시입출금식상품인 CMA를 전면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11일 투신권 한 관계자는 “MMF 수탁고가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익일환매제를 10월경쯤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경영진들이 고민에 빠졌다”며 “MMF 자금은 단순 예치성 자금 성격이 크기 때문에 익일환매제를 실시할 경우 환금성 문제로 상품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지난해 SK분식 카드채 등 금융사태로 34조원까지 내려갔던 MMF 수탁고는 최근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또 다시 55조원까지(4월7일 기준) 급상승했다. 현재 MMF가 전체 수탁고(계약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 그만큼 투신사들의 MMF 의존도가 또 다시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MMF 익일환매제를 실시할 경우 투신사 경영악화는 물론 그나마 MMF에 자금을 예치해두고 간접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마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현재로선 MMF 익일환매제 시행은 투신시장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MMF 비중이 증가한 것은 재경부의 자산운용업법 시행 지연으로 대안, 틈새상품 개발이 늦어진 것도 원인인 만큼 익일환매제 시행을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MMF와 연동하는 수시입출금식 상품 CMA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증권업계도 투신사들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MMF 익일환매제가 도입될 경우 증권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CMA상품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이기 때문. CMA는 주로 MMF로 운용되면서 결제서비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익일환매제가 시행될 경우 결제서비스는 중단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은행 예금상품과 견줄 수 있는 CMA가 MMF 익일환매제로 중단된다면 시장의 맥을 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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