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5%대 전망..성장률 상향 불붙나
KDI 5%대 전망..성장률 상향 불붙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성장률을 놓고 정부가 상향 조정 방침을 밝힌 가운데 22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5%로 높여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9일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안팎씩 높인 데 이어 다른 연구기관도 상향 조정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하지만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세계경제의 회복 속도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달성 가능성을 둘러싼 회의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KDI "내년 5.5% 성장"..상향조정 줄 잇나
KDI는 올해 성장률이 0.2%로 플러스가 되고 내년에는 지난 9월 전망치인 4.2%보다 1.3%포인트 높은 5.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세계 경제가 3% 안팎으로 성장하고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나온 예상치다.

다만 하반기(4.3%)보다 상반기(6.9%)의 높은 성장을 전망했다.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양상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올 상반기 지표들이 곤두박질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5%대 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찾았다.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타면서 상품 수출이 13.7%, 수입도 22.2%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국내 민간소비는 4.8%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불리며 4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다보는 올해와는 달리, 내년에는 수입 증가폭이 수출을 웃돌고 해외여행도 늘면서 경상흑자가 162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눈에 띄는 점은 설비투자가 무려 17.1% 증가할 것으로 본 대목이다. 세계 경기회복으로 미뤘던 투자가 본격화될 것인데다 실질실효환율이 올해보다 10%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투자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설비투자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임경묵 KDI 연구위원은 '설비투자 회복세 평가.전망' 보고서에서 설비투자의 3대 변수로 생산수요, 설비투자재 가격, 불확실성을 꼽고, 금융위기 이후의 급락도 수요 급락 속에 환율 상승으로 투자재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전자 쪽을 중심으로 상반기에 나타난 투자 부진도 투자성향 축소가 아닌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봤다. 최근의 설비투자 회복세는 당분간 지속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전반적 분위기에 비춰 성장률 상향 조정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OECD는 내년 회원국 및 브릭스의 성장률을 종전 2.3%에서 3.4%로,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3.5%에서 4.4%로 각각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내 민간기관도 이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불안요인은 세계경제.."더블딥 가능성은 희박"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전망 속에도 불안요인은 상존해 있다. KDI 전망도 기본적으로 내년에 미국 경제가 1.5% 성장하는 등 주요국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가정 아래 나왔지만 그 자체에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불균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주요 통화의 가치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원자재 가격도 경기 회복과 함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불확실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우리 수출에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동유럽 금융시장이나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가능성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웬만한 2차 충격이 오더라도 더블딥(경기상승후 재하강)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많다.

김현욱 KDI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하반기 같은 속도로 다시 세계경제가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여러 변수로 충격이 가해져도 지금까지의 정책공조나 보호무역주의 경계 등에 따라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만 놓고 보면 내수가 KDI 전망만큼 성장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 내수를 지탱한 재정의 힘이 빠지고, 자동차 세제혜택도 사라지는데다 선구매 효과까지 낳으면서 부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던 명목 임금이 상승하고 소비자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소비 증가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른 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당분간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익성 개선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중소기업의 회복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는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