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담합폭리 '면죄부'…국민은 '요금폭탄'
SK에너지, 담합폭리 '면죄부'…국민은 '요금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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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리니언시 등 제도적 허점 보완 시급"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 담합여부를 둘러싼 LPG업체들간의 '진실게임'이 점입가경이다. LPG업계의 리더격인 SK에너지와 가스는 "나만 살겠다"며 리니언시(leniency, 자진신고 감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SK의 행동에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정말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SK에너지가 거액의 과징금을 면제받기위해 거짓말을 한 것인지, 아니면 나머지 4개사의 주장대로 담합을 하지않았는지 LPG업계의 '진실공방'은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보다 큰 문제는  담합을 적발하기 위해 실시중인 리니언시제도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LPG업계의 담합을 보더라도 SK에너지와 가스가 담합을 시인, 천문학적 숫자의 폭리를 취했으면 이를 다시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에서도 과징금 전부를 감면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중의 일부만을 자진신고명목으로  감면해주는 선에서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SK계열 두회사를 비롯한 LPG6개사가  담합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는데도  자백한 기업에게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제도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SK에너지와 가스의 주장대로 LPG업계가  담합을 했다면  담합의 선두에 서서 가장 많은 폭리를 취한  SK계열 두회사가 과징금을 내지 않는 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리니언시는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를 활용해 담합을 적발하는 제도로 담합조사에서 먼저 자백하는 기업에게는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리니언시는 경험적으로 가장 담합 적발에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돼 널리 이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렇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리니언시는 담합 적발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제도적 허점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리니언시 제도를 유지하되 그 허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니언시를 신청한 기업이 담합을 주도하거나 크게 혜택을 입었다면 일정비율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리니언시 제도가 아니면 담합적발이 사실상 어렵다며 현 제도에 대한 수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 예정으로 주목 받고 있는 LPG업계 담합여부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결론을 내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SK에너지와 SK가스의 리니언시신청에 관련업계가 업계의 리더격인 SK에너지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면서  황당해 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공정위 심판정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SK에너지와 SK가스가 리니언시 신청을 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SK에너지와 SK가스는 공정위에 협조한 대가로 각각 과징금 100%와 50%를 감면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와 가스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업계의 담합을 주도했음에도 담합사실을 먼저 자백하면서 홀로 과징금을 면죄 받을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담합여부를 차치하고라도 두 회사가 시장 점유율 53%를 점유하며 LPG의 가격을 주도해 놓고 이제 와서 자기들만 살겠다고 리니언시를 신청할 수 있느냐”면서 “말이 리니언시이지 그 것은 ‘고자질’이다”라고 분개했다.

B사 관계자는 “그들이 생존의 문제 때문에 리니언시를 신청했다고 하면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자기 목숨만 소중하고 다른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행위”라고까지 얘기했다.

C사 관계자는 역시 “너무도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마음이야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 똑같은 거 아니냐”며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 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 관계자들은  모두 “절대로 담합하지 않았다”면서  오는 12월 초에 다시 진행될 전원회의 결과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말 담합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모든 것을 말할 수 없지만 소송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일 현재 전해지고 있는 대로 SK 2개사가 리니언시 신청을 하고 이것이 거짓이 아니라면  담합을 한 사실이 없다는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된다. 나머지 4개사의 주장처럼 담합한 사실이 없다는데. SK에너지는 왜 하지도 않은 담합을 했다며 공정위에 리니언시 신청을 했는지가 의문으로 남아있다.

LPG담합을 둘러싼 업체간의 논란은 공정위의 과징금규모가 천문학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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