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 선물 야간거래 'so far'
코스피 200 선물 야간거래 'so f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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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부터 코스피200 야간 선물거래가 시작된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가 미국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야간(오후6시~오전5시)에도 코스피200 글로벌 선물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거래소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유입으로 유동성이 확보될 것이라며 시장 확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그 혜택이 얼마나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야간 선물거래의 기본 골조는 해외악재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헤지전략 등을 구사, 다음날 정규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악재가 발생해 미국 등 해외증시가 급락하면 오히려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장을 받쳐줄 안전판이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단시간 내 모두 매도포지션을 취하면 지수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관이나 외국인투자 자금이 순조롭게 유입될지도 미지수다. 거래소측은 해외기관 투자자의 56%가 코스피200야간 선물 거래시 접근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유입규모와 유동성제고 측면에서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 글로벌시장의 2%를 밑도는 한국시장에 굳이 외국인들이 야간거래에 발을 들여놓기에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자칫하면, FX마진거래와 같이 개인이 판치는 위험천만한 '투기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소 측이 주장하는 시총 상위종목의 DR(예탁증권)이 해외에 발행돼 있다는 단서만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해지물량이 쉽게 유입된다는 것은 다소 안일한(?)생각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선물의 기초자산이 되는 현물(코스피200)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선물만 거래되는 구조 역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움직임을 볼 때 해외투자자들 보다 실질적인 정보나 시장분석면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에는 한국 파생상품시장의 24시간 거래체제 구축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렉스(EUREX)와 연계한 코스피200옵션의 거래도 개장될 예정이다. 아직 시장위험성 및 그 효과에 대해 검증된 바 없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지난 2001년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에 비행기가 충돌하자 약 9시간 뒤인 12일 한국 증시는 손 쓸 틈도 없이 상당수 종목이 시초가부터 폭락했다.

이같은 악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글로벌 야간 선물거래에 대한 장미빛 환상에만 젖어 '시장흥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관리와 실질적인 투자 실수요 조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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