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산은지주 '후광'효과 노린다
대우證, 산은지주 '후광'효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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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매각주관사·회사채발행 등 IB업무 기대
産銀 핵심자본 정책금융공사 이전은 '악재'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산은금융지주사의 출범으로 자회사인 대우증권이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우증권은 M&A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온 산은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얻게 되면서 장기 성장전략으로 꼽고 있는 IB부문의 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업계전문가들은 기업금융 등 IB부문에 능통한 산은지주와 방대한 리테일망을 확보한 대우증권 간의 '윈-윈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국책은행으로서 오랜시간을 지내온 산업은행의 성급한 '외형확대'를 우려하는 시장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산은지주 등에업고 IB강자 노린다

산은지주의 자회사인 산업은행은 여타 금융사와 비교해 기업금융에서 큰 강점을 보여왔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의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M&A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실력과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증권의 기대는 크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존 산업은행이 산은법이라는 다소 특수한 법에 의해 운용됐지만, 이젠 민영화로 은행법의 저촉을 받게 됐다"며 "대우증권은 산업은행 연계회사들의 회사채발행이나 기업금융상품 등을 보다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은과 대우증권은 기존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대우증권을 자금조달의 통로로 활용해 금융상품을 종합 판매하는 '산은 금융플라자'의 설립 등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산은지주사 출범 이전부터 진행돼 온 외환은행인수 역시 성사된다면 자회사간 자금출자구조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 직원수는 2500여명에 불과해 민간은행처럼 영업을 하긴 힘든 상황이고, 리테일망 역시 부족해 산은쪽이 오히려 M&A를 서두르는 상황"이라며 "M&A가 성공시 지점 및 유동성이 풍부한 외환은행 자본이 대우증권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외에도 산은이 타금융사 인수시 대우증권이 M&A매각 주관사로 나서게 돼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국회 국정감사서 "산은의 가장 큰 약점은 수신기반이 약한 것"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외환은행 등 국내외 은행 인수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 산업은행 자회사로 있을 때부터 IB부문과 퇴직연금 영업에서 협조가 이뤄져왔기에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산업은행 M&A실과 대우증권 M&A부서는 매각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했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서로간 협력강화 차원에서 지주출범 후 직원 8명을 지주사로 파견했다"며 "산은인력에서도 대우증권에 인력을 보내는 등 금융부문 성장을 위해 인력교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 외환銀'먹튀'논란·대주주 정책금융公 '암초'

산업은행이 IB를 지향하는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하기에는 적지않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국책은행이라는 인식이 강해 산은이 당장 M&A 등 외형확장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지적이다.

또한, 준정부에 해당하는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지주의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경영간섭도 우려된다.

한 IB전문가는 "기존 상업은행의 핵심자본 및 기능이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금융공사로 이관돼, 산은의 영업력 약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외환은행 인수 추진건 역시 국책은행이 미국 자본인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있어 향후 인수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출범식에서 산은지주의 경영간섭을 일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민영화가 완료되면 정책금융공사와의 역할 분담을 위해 상시 예의주시하겠다"며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후에 유사은행과 비교해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우증권 내부관계자는 "시장의 우려는 자칫 민영화에 첫발을 내딘 산은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외환은행 등 금융사 인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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