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행장 퇴진 아닌 책임경영 요구"
"김정태행장 퇴진 아닌 책임경영 요구"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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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국민은행 이낙원 국민지부노조위원장은 스타 CEO로 불리는 김정태행장 못지않게 신문지상을 장식했다.

국민-주택합병 당시 옛 국민은행내 합병 반대파중에서도 강경파로 손꼽혔으며 최근에는 ‘적자은행의 은행장 성과급 지급문제’를 제기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낙원 국민지부 노조위원장을 만나 최근 사태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낙원 위원장에게 사내에서 노사간의 대화로 해결해도 될 문제를 장외로 끌어낸 이유를 묻자 “‘쇠귀에 경읽기’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로 서두를 열었다.

이위원장은 “수 차례에 걸쳐 행장이나 경영진에 누적된 경영시스템 오류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몰랐다’ ‘사업부별로 알아서 하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와 다른 주장을 펼치면 개혁저항세력으로 치부받는 상황에서 외부 충격을 통해 경영진이 현 상황을 새로이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이번 은행장 성과급 폭로나 경영실태 비난 같은 ‘경영진 흔들기’가 경영정상화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은행측은 노사대화합 선언으로 노사간 갈등을 덮자며 설득에 나섰지만 경영진이 국민은행의 위기상황을 경제악화 등 외부적요인으로만 치부하는 한 미봉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현 시스템의 문제와 경영진의 상황인식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 전에는 경영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극약처방을 감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민노조의 ‘언론 플레이’가 연말 통합노조 출범을 앞두고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략적인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영진측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면 통합노조 위원장직을 보장해 주겠다는 식의 회유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히려 최근에는 은행측이 행내 노조게시판을 폐쇄하는 등 압박이 심해졌다”며 “통합노조위원장직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경영위기로 직원들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노조위원장 자리나 탐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국민노조의 행보가 국민-주택 합병이후 봉합돼 가던 조직간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서 “은행측이 일련의 사태를 勞-勞간 갈등으로 치부해 의미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지부와는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우리의 주장은 모든 시스템을 과거로 회귀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부문에서 대해서는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라며 “향후 주택지부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의견차이를 좁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상황을 극단적 대립관계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며 더 이상 폭로성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는 김행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장이 은행 경영에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효성 없는 퇴진운동이 아닌 은행 경영에 대한 실정을 대외에 알리고 경영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꾸준히 내부 경영감시와 견제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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