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지주사전환…시너지효과 가능할까?
STX, 지주사전환…시너지효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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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분인수 비용 만회 위해" 
 유증통해 부채비율 150%로 낮아져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STX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지주사 전환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주력 사업부문인 조선업종의 지분을 대량매입해 메이저 조선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룹 내 캐시카우(수익창출원)역할을 담당하는 STX팬오션 등의 매입을 통한 지주사전환이 최근 조선업황의 불황속에 그룹 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TX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5일(납입일 기준) 16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수는 보통주 100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 3994만주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STX는 지난 달 14일 STX팬오션 주식매입으로 지주비율이 49%에 달해, 지주회사 전환요건인 50%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유상증자는 그동안의 지분인수를 통한 현금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증권사의 조선담당 연구원은 "최근 STX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던 STX팬오션 지분을 대량 인수하면서 발생한 현금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유증을 실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업황악화로 힘든 STX조선해양을 위해 그룹돈을 쏟아붓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또한 연말 재무구조 평가를 앞두고 재무개선 약정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도 보여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STX의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조 5576억원, 871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180%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1625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경우 부채비율은 약 150%로 낮아진다.

STX그룹 관계자 역시 "향후 지주회사 전환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해둘 필요가 있었다"며 "재무구조 평가도 유상증자를 결정한 여러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달 대기업 구조조정 중간평가에서 STX그룹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리면서 재무약정 체결 여부에 관해 올 연말까지 결정을 유예한 바 있다. 현금보유액과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기업분석팀장은 "STX는 재무구조 약정에서 이제는 벗어난 상태라며, 이번 유상증자를 단행해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던 STX가 법적으로 지주회사전환이 확정될 것"이라며 "장기적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업황 악화에도 캐시카우 업종인 조선에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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