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락일가 '재벌 사돈'호재로 '떼돈'... 사전 지분변동은 왜?
보락일가 '재벌 사돈'호재로 '떼돈'... 사전 지분변동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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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혼사발표전 지분변동 내막

보락 오너 일가, 상당한 평가차익 거둬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재벌가와의 혼사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LG가와의 혼사 소식에 보락이 7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한데 이어 최근 특장차 제조업체인 광림이 효성가와 사돈을 맺는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처럼 '재벌 사돈'이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를 이용해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보락의 경우 이 호재를 의식했는지 알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혼사발표전에 오너일가의 지분변동이 일어나 거대평가익과 연관성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사고 있다.

LG그룹과 사돈을 맺은 보락이 바로 그곳이다. 보락의 주가는 최근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결혼 발표 이전 주가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보락의 주주들이 이번 혼사 발표로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혼사 발표 이전에 보락오너 일가 인사들 사이에서 지분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이번 '혼사 호재'를 통해 얻은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락은 향료 화공약품 식품첨가물 등을 생산·판매하는 중견 식품업체로 지난 1959년에 한국농산공업으로 설립됐었다. 1989년 주식회사 보락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으나 증권가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9월 10일 LG 측이 구광모 씨와 정기련 대표 맏딸 효정 씨가 결혼할 예정임을 밝히면서 보락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그날 상한가(15% 상승)를 기록했다. 이후 보락은 이후 9월 18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 최대 이슈가 됐다.

이같은 상승세에 보락 주주들은 이번 혼사를 통해 적지 않은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 보락 최대주주인 정기련 대표가 보락 지분율을 늘린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끈다.

공시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7월 31일 친인척 3명으로부터 보락 주식 6만 55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20.64%로 늘렸다. 이전까지 정 대표의 지분율은 20.10%였다.

당시 보락 주가는 지금보다 현격히 낮은 1580원(종가 기준). 정 대표가 지분 매입에 들인 금액은 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 대표 친동생인 정수련 씨가 지분율 12.56%로 2대주주에 올라있으며 나머지 친인척 지분을 다 합하면 정 대표 우호지분은 총 45.88%에 이른다. 최대주주로서의 입지는 물론 경영권 유지에 전혀 걸림돌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지분 매입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지분 매입을 한 시점이 양가의 혼담이 상당히 진척됐을 무렵에 이뤄진 것이란 추측을 내놓으며 정 대표의 지분 매입이 이를 염두에 둔것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구광모 씨와 정효정 씨는 집안끼리의 인연이 아니라 미국 유학과정에서 만나 연분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LG 오너일가가 자유로운 연애결혼을 했던 전례를 광모 씨도 따른 셈으로 두 사람의 혼사 문제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 외에 다른 친인척들 역시 지분 변동이 있었다. 정 대표의 지분 매입에 두 달가량 앞선 지난 5월 11일 정 대표의 삼촌인 정규필 씨가 친인척 세 명에게 각각 17만 9800주씩 총 67만 9400주를 증여했다.

정규필 씨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세 명 중 두 사람은 이 증여로 인해 대주주 명부에 이름을 처음으로 올리게 됐다. 당시 주가가 1585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이번 주가 급등으로 당시 소요됐을 거액의 증여세는 충분히 충당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가 지분을 매입한 7월 말 당시 정 대표 명의 보락 지분의 평가액은 4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현재는 100억 원을 웃돈다. 결혼 발표 이전 90억 원 정도였던 오너일가 전체 보유 보락 지분 평가액은 현재 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보락 오너일가의 평가차익 폭이 어찌 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상한가 행진 이후 조정을 마친 보락 주가는 9월 21일 이후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그렸다.  내부자의 주식 매도 때문이었다.

지난달 18일 보락은 공시를 통해 황보대호 이사가 2만 주를 장내매도해 보유주식이 3만 8735주(지분율 0.32%)에서 1만 8735주(0.16%)로 줄어들었다고 알렸다.

이날은 보락 주가의 상한가 행진 마지막 날이었다. 이후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9월 21일) 장이 열리면서 보락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증권가에서‘내부자가 차익을 실현했으니 상승 행진은 끝난 것’이란 심리가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9월 24일엔 보락의 주요주주인 GPS 모듈 개발업체 제이콤 외 1인이 보락 주식 33만 1810주를 장내매도했다는 공시가 뜨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한편, 효성과와의 혼사 소식이 알려진 특장차 제조업체인 광림도 소식이 알려진 8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전일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조현상(38) ㈜효성 전략본부 전무는 오는 18일 서울 근교에서 유명 비올리스트 김유영(29)씨와 화촉을 밝힌다.

조 전무의 예비 장인 김여송씨는 광주일보 편집부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광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분율은 0.07%(2만2000주)다.

김 대표가 감사를 맡고 있는 행남자기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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