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가산금리가 6%P '배보다 큰 배꼽'
은행대출 가산금리가 6%P '배보다 큰 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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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연동금리체계 개선 필요"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에 얹는 '가산금리'가 최고 6%포인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은 외면한 채 지나치게 '수익성'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CD금리를 기준으로 대출 금리를 산출하면서 조달원가 격인 CD금리의 몇 배에 달하는 '가산금리'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CD금리에 연동돼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가산금리를 턱없이 높게 책정하다보니 '배(기준금리)보다 배꼽(가산금리)이 큰' 기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가산금리가 '가산금리'가 아닌 셈이다.  

국민은행의 28일자 직장인 신용대출금리는 5.32∼9.04%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25일자 CD금리(2.72%)에 비해 최고 6.32%포인트가 상승한 것. 우리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5.71∼8.91%로, 가산금리가 최고 6.19%포인트에 달한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2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가 6.28∼8.74%로, CD금리에 비해 최고 6.02%포인트 높다.

외환은행은 '코리보' 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5.94∼8.44%로, 가산금리가 최고 5.74%포인트나 된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엘리트론'의 대출금리인데도 지난 28일 기준 6.52%로 CD금리의 배가 훨씬 넘는다.

심지어, 가산금리를 1%포인트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 1월 말 신용대출 금리가 5.25∼7.75%로 코리보 금리에 비해 4.81%포인트 높았지만 최근에는 코리보 금리와의 차이가 5.7%포인트 안팎까지 올랐다. 또, 우리은행의 최고 가산금리도 1월 말 5.91%에서 6.19%로 0.28%포인트 상승했다.

왜 그럴까?

은행들이 CD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한 뒤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자금 조달가격인 CD금리 보다 최고 두배 이상 마진을 붙이고 있기때문이다. 이유는 물론 수익성때문. 문제는 이같은 마진이 적절한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은행들의 대출재원 중 CD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 계산만으로도 이들 가산금리가 '적정마진'이라기보다는 '폭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같은 구조로 금리가 결정되다보니 심지어, 은행들이 CD발행을 늘려 의도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7월 말 2.61%로 1999년 5월(2.88%) 이후 약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D수익률이 급락하자 은행들이 그에 따라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대출에 대해 '가산금리'를 높게 붙였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사정이 없는 것은 아닌 셈이지만, 죽어나는 것은 중소기업과 서민들. 이들의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현상은 이제 막 회복기에 접어든 경제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높은 이자부담이 투자와 소비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은 불문가지.

이에, 금리결정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행들의 자금조달을 다양하게 해서 대출금리의 기준을 CD이외의 다양한 조달금리의 가중평균으로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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