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메가뱅크' 밑그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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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도 시장재편 가능성 점증
"하나, 우리금융 유력 인수 후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금융시장 재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메가뱅크' 출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빠르면 내년초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유력 인수자로 하나금융지주 등을 꼽고 있다.

■우리금융, 조기 민영화 가능성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두번째 금융빅뱅의 신호탄으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꼽고 있다.

우리금융은 신한, KB와 함께 국내 3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하나로 6월말 현재 자산규모만 330조원에 이르며, 시가총액도 11일 현재 13조원에 육박한다.

우리금융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의 매각지연이 낮은 주가와 무거운 덩치 탓이라고 항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07년말 우리금융 주가가 2만5000원을 상회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매수자 선정의 어려움은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완화를 골자로 한 금융지주사법 개정안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적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부활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역시 우리금융의 조기 민영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우리금융 민영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시스템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는 시장재편을 통한 은행간 과당경쟁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25조원의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및 감세정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증가하는 부채를 상쇄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위원은 "정부는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등 금융위기 발생 이후 1~1년6개월 내 은행간 합병을 유도한 바 있다"며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의 중징계는 금융위기 이후 부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위한 불가피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금융은 IMF 당시 12조원의 공적자금 투입 이후 이번 금융위기로 또다시 공적자금을 수혈받았으며, 경영진의 잦은 교체로 인한 경영공백 사태가 반복되는 등, 심각한 인사리스크를 안고 있다.

구체적인 민영화 시기와 관련해 서 연구위원은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될 수 있고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관련 공약달성이 용이한 시점인 2010년 상반기가 적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나+우리금융 "윈-윈 시나리오" 
우리금융의 조기 민영화가 점쳐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인수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자본조달이 용이한 연기금과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주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기금이나 PEF 역시 '주인없는 은행'을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금융과 비등한 자산규모를 가진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 확대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신한지주 역시 국내 M&A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빅3 은행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산규모로 인해 M&A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었다.

서 연구위원은 "우리금융과의 M&A는 리딩뱅크로 부상할 것인지, 중형은행으로 전락할지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 변수"라며 "정부의 유동성 관리감독 강화로 자체성장을 통한 대형화가 어려워진 데다, 최근 ATM 보유기준으로 한 수수료 차등화 방안은 대형화 여부에 따라 은행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합병은 상호 윈-윈이 가능한 결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취약한 고객기반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며,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익을 지속적으로 시현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하나-우리간 합병은 금융권의 경쟁환경을 크게 개선시켜 은행들의 중장기적 성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대형 은행간 M&A가 성사될 경우 3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은 2/3를 차지하는 안정적인 경쟁구도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은행업종의 주가도 시장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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