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이번엔 핸드폰(이동 통신) 요금인하 기대해봐도 될까?"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이통사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강력한 '행정지도'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회유'니 '무언의 압박'이라는 표현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금변경 명령권을 부활하거나 요금 인가제에 따른 거부권을 행사하기보다는 통신사들에 대한 '행정지도'를 통해 정책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 관계자가 이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방통위의 이같은 방향 선회는 SKT와 KT, LG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여론의 압박과 정부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요금제에 대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나 서로 눈치를 보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경고의 메시지로 들린다.
방통위 관계자는 행정지도 방법과 관련 특히 "요금제 신청 전에 사전 협의 과정이 있겠지만 `무언의 압박'이나 `회유'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규제기관이 내세운 가이드라인을 완전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한' 경고다.
방통위는 통신비 20% 절감과 서민 가계지출 경감이라는 정책목표를 세워놓고 단기적으로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 억제와 선불요금제 도입을 통해 요금 인하를 달성키로 하고 다양한 행정지도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특히, 최근 NTT도코모 등 일본 이동통신 3사가 규제기관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없애고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는 사례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방통위는 3일 이통 요금정책 세미나에서 `요금변경 명령권 재도입' 주장이 나온데 대해 "규제완화 차원에서 삭제된 규정을 다시 법제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거부의 뜻을 명확히 했었다.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요금 인가권을 활용, 요금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 결과 통신사가 신청한 요금의 내역을 문제삼아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도 했다.
단지 신청 서류의 미비나 절차상 하자에 대한 보완 요청을 거부했을 때에나 신청 요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그동안 이런 거부권이 발동된 적은 없었다.
이처럼 시장자율을 강조했던 방통위의 기조가 최근 이통사들의 소극적 태도에 따라 강경으로 선회하고 있는 점은 분명 주목할만한 변화다. 물론, '행정지도'가 구속력 있는 수단은 아니지만 통신사에 절대적인 규제당국의 지침인 만큼 어느 정도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앞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도 "이통 시장은 독점 형태의 과점시장인만큼 정부의 개입이 시장원리에 어긋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방통위의 적극적인 요금인하 유도를 요청한 것으로,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통사들이 더 이상 '유야무야'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정황때문에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도보다 커진 것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