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前삼성증권 사장이 단일 후보로 우리금융 회장에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도 관치인사에서 벗어나 전문CEO 체계를 갖추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권내에서도 김정태 국민은행장에 이어 황영기 바람이라는 새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4일 정부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후보추천위원회는 황영기 사장을 단일후보로 사실상 내정했으나 참여연대의 반대성명, 정부당국과의 막판조율등으로 발표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재경부간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최종 후보추천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김상훈 국민은행 이사회 회장을, 재경부가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을 밀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황 사장이 사표 제출이라는 배수진을 친 상태고 여론까지 등에 업은 상태여서 큰 줄기는 바꾸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후보추천위원회는 늦어도 내주에 황 사장의 단일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당국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황 신임 회장은 우리은행 행장도 같이 역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회장과 행장의 이원화 체재로 불협화음이 일었던 만큼 이번 황 신임 회장 선출을 계기로 단일체재로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은행내에서도 황 신임 회장의 행장 역임설이 나돌고 있고 재경부내에서도 일원화 체재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황 신임 회장 선임으로 김정태 행장에 이어 은행권에 새로운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황 신임 회장도 김정태 행장과 같이 증권업을 이어 은행으로 자리를 이동한 케이스로 업력이나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오히려 업계에서는 전문 CEO능력에서는 황 신임 회장이 났다는 평이다.

이에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김정태 행장과 황영기 우리금융 신임 회장은 캐리어가 많이 비슷하다며 하지만 증권사 수장으로서의 능력에서는 황 신임 회장의 점수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신임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역임 당시 증권가에 정도영업 자산관리업 바람을 일으키는 등 개혁의 장본인이었다.

황 신임 회장이 삼성그룹의 주요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정태 행장보다 더욱 큰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황 사장이 이건희 회장의 깊은 총애를 받았고 이재용 상무의 독선생(?)이었던 만큼 향후 우리금융과 삼성그룹간 밀어주기가 예상되기 때문. 따라서 황 신임 회장이 삼성그룹의 배경과 우리금융의 회장과 행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권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황 신임 회장에게도 단점이 있다. 삼성그룹내 인물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바로 노사관계 정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그룹 인물로 한번도 노사문제를 다뤘던 적이 없는 황 신임 회장에게는 우리금융 노조를 더 나아가 금융노조를 상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자칫 노조문제로 인해 오랜기간 우리금융내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경영 로스도 예상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