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원 '주먹구구식'…목표치의 '절반'
공기업 감원 '주먹구구식'…목표치의 '절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정부의 공공기관(공기업) 인력감축 계획이 '발표' 따로 '시행' 따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29개 공공기관의 정원 2만 2천 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현원에서 줄여야 하는 인원은 그 절반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과 현원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감축인원을 책정한데서 빚어진 일종의 오류로, 한마디로 주먹구구식이다. 다시말해, 현원이 정원보다 1만1천명 적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이유로 정원을 한명도 줄이지 않아도 되는 공공기관이 무려 36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획재정부와 공공 기관 창의 경영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가 정원 조정계획을 발표한 129개 기관의 정원 감축규모는 2만 2천 364명,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원은 정원보다 1만 천17 명이 적기 때문에 실제 줄여야 하는 인원은 1만 천347 명으로 나타났다. 명예퇴직, 자연감소 등을 통해 실제 줄여야 하는 직원 숫자는 정원 감축 규모에서 허수에 해당하는 정원과 현원의 차이를 빼야 나온다. 이에 따른 현원 대비 실제 감축률은 6.9%로 정원 감축률(12.7%)의 절반에 가깝다.

여기서 정원은 작년 11월(69곳)과 지난 3월(60곳) 두차례 정부 발표 때 나온 수치를, 현원은 작년말 기준 공시자료를 사용해 현원 변화가 없다는 가정 아래 산정한 것. 시차에 따라 현원이 달라질 수 있지만 해당 시기에 신규 채용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는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사례로 정원이 7천392명인 A기관은 740명을 줄여 감축률 10.0%로 발표됐지만 작년말 현재 현원이 7천52명인 만큼 실제로 줄여야 하는 현원은 400명, 현원 대비 감축률은 5.7%였다.

B기관도 정원을 2만1천734명에서 2천420명 줄이기로 하면서 정원 감축률이 11.1%였지만 현원이 2만881명이어서 정규직 현원 가운데 줄여야 하는 인원은 1천567명, 실제 감축률은 7.5%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정원 감축이 정 현원 차이의 범위 내여서 현재 직원 중에 한 명도 줄이지 않아도 되는 곳이 전체의 27.9%인 36곳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