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戰의 핵심 무기 '사이버테러'
미래戰의 핵심 무기 '사이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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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전산망에 대한 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 시작돼 비상이 걸렸다. 이미 두 차례의 공격이 이루어지고 난 9일 낮 현재 3차 공격 가능성이 예고되며 정부는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안보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당초 DDos 공격자를 북한으로 지목했고 한국의 국정원 역시 북한에 의혹을 두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술적 증거는 잡히지 않았다.

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데 비해 보안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보안업체들이 추적한 악성코드 유포자는 미국 IP(인터넷 주소)의 가상서버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이 사이버 공격은 공격 무기인 악성코드 마이둠 안에 ‘독립기념일을 기리다(Memory of the Independence)'라는 문구가 명확히 담겨 있다.

국정원도 시간이 지나며 슬그머니 북한 배후설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문제는 왜 미국에서 시작된 해킹 공격에 두 번째로 한국이 대상이 됐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기술적 원인과 국제정치적 원인 등 여러 갈래로 동시에 보고 대비해야 할 문제일 터다.

기술적인 이유는 앞으로 여러 갈래로 구해질 것이다. 보안에 대해, 네트워크 전문가의 가치에 대해 둔감한 공공기관들이 1차 대상이 됐다는 점도 거론될 수 있다. 비용절감을 내세우며 감원부터 생각하는 경영진들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아마 전산실, 특히 보안요원들부터 감원하자고 나서지는 않을까 싶다. 평상시에는 참으로 하릴없어 보이는 부서일 테니 말이다.

물론 방화벽은 형식적으로나마 대체로 구축했겠지만 늘 새로운 기술로 공격해오는 해커들을 상대하자면 방화벽 역시 꾸준한 업그레이드가 생명일 텐데 과연 그런 인식을 경영진들이 제대로 할지도 의문이다. 물론 소규모 업체들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주요 타깃이 된 곳은 그런 변명을 하기에 적합지 않다.

그러나 그런 변명들은 전산 현실을 무시한 참으로 한가한 발상을 깔고 있다.

해킹은 이미 전쟁의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보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만 해커 양병론을 제기하며 앞으로의 해킹 전쟁을 예고했었다. 그런 가운데 KAIST와 포항공대 학생들간에는 치열한 해킹 배틀을 벌이며 보안기술력을 키워가기도 했다. 해킹과 보안기술은 창과 방패의 관계로서 상대로 인해 상호 발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킹 전쟁은 아직 예고전에 불과하다. 역사적인 대규모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늘 사소한 충돌들이 빈번하게 벌어지다가 역시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큰 전쟁으로 비화됐다.

온라인 상에서 본격적인 해킹 전쟁이 벌어지면 뒤이어 곧 오프라인 상에서의 세계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해킹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미래전의 핵심 무기다.

현재 미국의 모든 국방 시스템은 전산 통제로 운용된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국의 방위 시스템 안에 자리 잡기 위해 미국 무기체계 도입에 힘을 쏟고 있다. 물론 미국이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한국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첨단무기의 경우 파는 쪽이 배짱을 부리고 사는 쪽이 애가 닳아 쫓아다니는 형국이다. 배급자의 일방적 줄 세우기를 거절할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래에 한국 전산망에는 중국 해커들이 자주 출몰하곤 했다. 매우 초보적인 수준의 해커들이 괜스레 집적거리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해커들이 출몰하기 시작한 지도 제법 됐다.

중국 해커들의 경우 미국 IP의 가상서버를 타고 들어오는 예가 적잖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국 해커들이 개별적인 장난 수준이거나 소규모 이익을 탐하는 피싱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IT 기술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가 일정 정도 해커들을 묵인한다는 미확인 정보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 중국을 미래 한국의 위협이 아니라 협력하는 동반자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중국 해커들을 확실하게 막아낼 보안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뚜렷한 인식과 꾸준한 대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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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2009-07-10 09:40:26
하릴없다는 말을 아마도 할 일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신 모양입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하릴없다'란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능동적으로 무엇을 어찌해 볼 일이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릴없다는 표현은 제법 폭넓게 활용되는 우리말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활용을 통해 정서적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늘과 같은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단어임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군요. 유념하겠습니다.

Alex Park 2009-07-09 22:52:40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하릴없다' 는 의미는 '어쩔수 없다' 는 의미 쯤으로 쓰이죠.
명색이 칼럼니스트가 쪽팔리지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