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수신대전 막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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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퇴직연금시장, 신한-미래고객 확보
우리-상품 차별화, 하나-영업마인드 강조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하반기 영업력 강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은행간 고객기반 확대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동안 활발했던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금융당국의 제제로 인해 사실상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신부문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하반기에 주력할 분야에 은행별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아직까지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는 퇴직연금 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며,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 열풍을 일으켰던 주택청약저축을 통한 고객기반 확대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달초 월례조회에서 "퇴직연금 유치는 미래성장 기반의 초석이 되는 우량고객을 증대시킬 좋은 기회"라며 "조직적인 마케팅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퇴직연금 시장의 잠재적 성장성 때문이다. 내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될 경우 지난해말 현재 6조원에 불과한 시장규모가 2015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경우 보통 연말에 판매되는 상품이다 보니 연말을 앞두고 전행적 차원의 직원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이미 1200여개 점포에 퇴직연금 전담직원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지난 6월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잔액은 8008억원으로 삼성생명(5월말 1조5500억)에 이어 2위까지 뛰어 올랐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일찌감치 퇴직연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올 상반기 주택종합청약저축 열풍을 3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30년 동안 주택기금을 취급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수탁은행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자격이 박탈됐다. 이 때문에 주택종합청약통장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과 농협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종합청약저축 열풍을 올 하반기에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주택종합청약저축의 경우 미성년자들도 가입이 가능해 미래고객기반 확대의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주택종합저축은 지난달 출시 이후 한달여만에 600만명의 가입자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20세 미만) 가입자가 188만명으로 32%에 달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이제는 고객과 시장으로 시선을 돌려 채널을 재정비하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핵심고객층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주택청약저축 등을 통해 확보한 새 고객들을 주거래 고객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권에 만연한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정도경영 정착에 힘쓰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종휘 행장은 그러나 "정도영업이 리스크를 무조건 회피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차별화된 상품 개발 및 영업점의 자율적인 영업을 보장함으로써 현장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시정점유율' 확대를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김정태 행장은 특히 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 상반기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전략 강연회를 여는 한편, 각 영업점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는 것도 영업력 강화 차원의 행보이다.

김정태 행장은 "적어도 영업만은 하나은행이 최고 였는데 물러설 수 없다"며 "지금부터 다시 영업에 집중해 잃었던 우리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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