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 "증권사 지급결제 효과 '비관적'"
은행聯 "증권사 지급결제 효과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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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속 태풍' 가능성…"시장 변동성 증폭"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오는 7월부터 가동되는 증권계좌의 지급결제 기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대표격인 은행연합회는 관련 법안이 통과된 이후 수차례에 걸쳐 증권계좌의 지급결제가 가져올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연합회 수신제도부 윤성은 부장은 지난 26일 '증권사 지급결제 참여 효과 비관적'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최근 과당경쟁 논란을 빚고 있는 CMA와 관련, 증권업계 내부에서조차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윤 부장은 신영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CMA계좌에 지급결제 기능이 추가될 경우 (증권사들이) 그동안 은행에 지불하던 은행연계계좌 개설 수수료 등은 절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절감 금액보다 IT 인프라 구축 비용 등에 투여되는 비용이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며 " 최근 감독당국으로부터 과당 경쟁 지적을 받고 있는 CMA도 기대만큼의 이익 창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례로 3월말 기준 CMA 잔액 3조9000억원으로 업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증권의 경우, 잔액이 40% 급증한 5.5조원 수준이 되더라도 연간 이익 개선 효과는 20bp를 기준으로 110억원에 불과하다는 분석했다. 반면 IT인프라 구축비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광고 선전비, 금융결제원 가입비(증권사 규모에 따라 약 170~290억원) 등을 감안하연 기대만큼의 이익 창출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증권사들은 CMA 자체 이익보다는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한 교차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CMA 고객확보를 위해 역마진까지 감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부장은 그러나 "CMA의 금리 2.5% 수준으로는 최근 4%대까지 출시되고 있는 일부 은행의 대항 상품에 비해 오히려 금리 메리트가 없는 실정"이라며 "은행의 대출 우대 금리나 지점 이용 편리성을 감안할 경우 CMA로 급여 계좌를 옮겨야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라고 주장했다.

윤 부장은 최근 발표된 하나금융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CMA를 통한 교차판매 역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증권사 CMA 판매와 증권사 펀드 판매는 오히려 반대의 움직임을 나타냈다. CMA 판매가 급증해도 오히려 펀드 판매는 줄었다는 얘기다.

윤 부장은 특히 CMA 신용카드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RP형 CMA의 경우 고객이 인출을 원하면 RP를 환매하지 않고 증권사의 자체자금으로 일단 인출에 응하게 되는데 인출규모가 증가할 경우 증권사가 결제에 응하지 못하는 결제 실패의 위험성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윤 부장은 "자본시장법에 의해 허용된 증권사 지급결제가 오히려 금융업권의 안정성을 해치는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액의 과다를 떠나 은행예금으로 유입된 자금은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출재원으로 활용되지만 CMA로 유입된 자금은 대출이 아닌 증권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낳거나 은행의 대출금리를 반사적으로 끌어올리는 부작용만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초에도 은행연합회는 아직 시행되지 않는 지급결제 기능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에 대해 '불공정 광고'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CMA의 지급결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며 CMA와 관련된 은행권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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