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發, 시장재편론 '다시 고개'
KB금융發, 시장재편론 '다시 고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상증자로 '실탄' 확보 드라이브
"향후 실적 M&A 선도은행 판가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KB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검토하면서 KB금융발 시장재편 가능성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일 영국파이낸셜타임즈는 "KB금융지주가 최소 20억달러(한화 2조5천억원 상당)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증에 나선 것"이라고 추정했다.

FT는 특히, KB금융이 증자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와 JP모건,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을 자문역으로 선임했으며, 자문수수료에 대한 협의까지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KB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움직임은 지주사 전환 이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 가지만, 일부 외국계 은행의 개입과 금융정책당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외환은행에 군침을 흘렸던 HSBC가 외환은행 인수에서 한차례 발을 뺀 상태인데다 대다수 은행들의 건전성이 예전과 비교해 크게 악화됐다. 그나마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KB금융지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16%로 정부 기준 10%를 상회한다는 점을 들며 M&A 실탄 마련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은행의 실질적인 자본건전성의 잣대가 되고 있는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도 KB금융의 경우 8.28%로 하나금융(7.77%), 우리금융(6.87%), 신한금융(6.00%)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의 M&A 여력이 여타 은행과 비교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유상증자 추진이 무산된 우리금융의 경우 '주인없는 은행'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셈이 됐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과 위배된다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역시 외환은행과 짝짓기 가능성이 있는 은행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산은 역시 공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또,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세금문제도 해결해야할 선결 과제다.

KB금융이 이처럼 M&A에 적극적인 데는 '리딩뱅크'로서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배경이 저변에 깔려있다. 지난해까지 '리딩뱅크' 입지를 지켜온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업종 대표주 자리까지 신한금융지주에 내줬다.

실제로 지난 3월말 현재 KB금융의 총자산은 329조2000억원으로 우리금융(337조9000억원)에 비해 오히려 뒤쳐지고 있으며, 신한금융(325조)과 비교해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총자산이 116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340조원대의 부동의 리딩뱅크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해외영업에서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금융사들로부터 잇딴 구애의 대상이 돼 왔다.

외환은행 뿐 아니라 정부 소유 은행인 우리금융 및 산업은행 역시 KB금융이 잠재적인 M&A 대상이다. 앞서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국내에도 세계적인 수준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며 여타 금융지주사와의 대등합병 가능성도 열어둔 바 있다.  

일단, KB금융이 M&A에 나서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대다수 은행장들 역시 조만간 닥칠지 모를 시장재편 움직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실적개선이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KB금융의 가계대출 비중은 57%로 업종 평균(40%)보다 크게 높다"며 "국내 신용위험이 기업대출에서 가계대출로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B금융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