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통장'은 '계륵 통장'?
'만능 통장'은 '계륵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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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판매 가능성 및 실효성 의문 
당국, 출시 한달여만에 특별검사 착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주택종합저축이 출시한지 한달도 안돼 금융감독당국의 특별검사 대상이 됐다. 1일 금융감독원은 주택종합저축을 판매하고 있는 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및 농협 등 5개 은행을 대상으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청약통장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과당경쟁을 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종합통장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를 했는지가 검사 대상이다.

이와관련 지난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시장 병폐 중의 하나가 쏠림현상인데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듯 하다"며 "쏠림현상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유발하고 국민 피해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미 일부 은행의 영업점은 확정되지 않은 소득공제 혜택을 내세우며 가입자 모집에 나서면서, 당국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말까지 가입자가 50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대규모 민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이 상품의 주무 부처가 국토해양부라는 점에서 불완전 판매 논란이 정부 정책의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직원 1인당 수백계좌에 달하는 할당량을 부과하는 등, 은행간 판매경쟁에 격화되면서 청약통장으로서의 실효성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빠르면 2~3년 뒤 1순위 청약자들이 대거 늘어날 경우 당첨 경쟁률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 경쟁률 상승은 고스란히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종합통장의 과열 양상은 향후 부동산 거품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5개 주택종합저축 수탁은행들도 캠페인 기간을 단축하고 영업점별 성과평가 가점을 낮추는 등 과열경쟁을 자제하기로 했지만 가입자가 국민 10명당 1명꼴에 달할 정도로 이미 과열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기존 청약저축 및 예금, 부금 가입자가 지난 500만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 5명당 1명꼴로 청약통장에 가입한 셈이다.

은행들이 주택종합저축 판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주택종합저축 고객을 통한 고객기반 확보가 주된 목적이다. 수탁은행들 사이에는 2500만에 달하는 국민은행의 고객기반이 청약통장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1981년 주택은행 합병 이후 장기간 청약저축을 취급해 왔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주택종합통장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주택종합저축이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관리만 번거로운 '계륵'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종합통장이 가입시 편리하다는 이유로 마치 '만능통장'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은행 내부에서도 주택청약저축의 인기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며 "주택종합통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일 경우 판매 은행에 대한 신뢰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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