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LG카드 지원 거부...이기주의 vs 관치 탈피
외환銀 LG카드 지원 거부...이기주의 vs 관치 탈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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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일은행처럼 적응할 것 시각도

미국계 펀드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이 LG카드 지원 거부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이 갈리고 있다.

금융권의 공멸을 막기 위해 감독당국과 채권기관들이 합의한 공조 방안을 외환은행이 깨는 것은 자행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며 정책 실효성을 떨어트리는 가해 행위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금융구조조정을 강력히 진행하면서 은행도 공공기관이 아닌 수익기관이라고 누누이 강조한 만큼 관치금융 탈피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도 이런 상황을 다 예측하고 난 뒤 외국계 펀드에 은행을 넘겨줬을 것 아니냐”며 “정부의 말 한 마디에 목숨이 왔다갔다했던 과거와 지금은 경영환경이 많이 바뀐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외환위기 전에 정치권 압력으로 부실기업에 대출해줬다 망한 은행이 어디 한 둘이었냐”며 “은행도 공공성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장본인이 바로 정부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은 외환은행의 이번 결정이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리스크를 확대시켜 자칫 금융권 전체 공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쪽으로 기울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의 핵심인 은행을 외국계 펀드에 함부로 넘겨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팽배했는데 그대로 현실화된 것”이라며 “제일, 한미은행에 이어 외환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이런 불안 요인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비슷한 일은 과거 제일은행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01년 1월, 미국계 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 선임한 월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은 정부가 요청한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를 거부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고 일주일만에 수용으로 방침을 선회한 경험이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 관계자들은 로버트 팰론 외국인 은행장이 막 취임하면서 외환은행이 한국적 관행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고 결국 제일은행처럼 국내 금융시장 환경에 적응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은 99년 대우 지원안에 대해서도 코메르은행과의 합작은행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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