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M&A로 글로벌CIB 발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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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버티기' 행태 비판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민영화 이전에 국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민 행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지주회사의 글로벌 전략에 도움이 되고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타 은행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다만, 인수 대상은 국내 은행 뿐 아니라 해외 은행까지 포함한다고 말해,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여타 시중은행과의 '덩치경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시중은행과의 M&A는 글로벌 기업금융투자은행(CIB)로 가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산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은의 민영화 추진의 밑그림은 그려졌으나, 산은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신부문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와 산은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난 4월말 현재 산은의 지점망은 59개로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1193개)은 물론 지방은행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적은 전북은행(79개)에도 못미친다. 때문에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어느정도 수신망을 갖춘 시중은행과의 M&A은 불가피한 상황.

민 행장은 "해외에 진출해 도로건설 등의 사업을 지원하려면 현지에서 원화가 아닌 다른 통화의 수신기반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건이 되면 국내 은행은 물론 해외 은행도 인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까지 20대 글로벌 CIB로 발돋움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스, 기업구조조정, 사모주식펀드(PEF) 등의 강점이 있는 금융산업 수출을 추진하겠다"며 민 행장의 평소 지론인 '금융수출론'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 행장은 우선, 아시아 시장의 금융네트워크를 형성한 뒤, 두번째 단계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미주와 유럽에도 진출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한편 이날 민 행장은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들의 '버티기' 행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비관적이던 경제지표들이 점차 개선되다 보니 구조조정을 고려하던 대기업들도 지금의 위기만 넘기면 계열사들을 처분하지 않고도 어려움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미루다 보면 다른 나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민 행장은 "사모주식펀드(PEF) 규모를 키워 대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한편, 대기업들이 넘긴 계열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의 20~30%를 얹은 시가에 인수해 3~5년 후 시장이 회복되면 차익을 돌려주고 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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