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졸자들 취업 '캄캄'
하반기 대졸자들 취업 '캄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은행 채용 확대..역부족

대졸자들이 올해 하반기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공기관들은 거의 채용을 중단했고 금융기관들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작년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수 공기업들은 하반기에 종료되는 인턴사원 채용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대졸자들이 유례없는 취업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작년 하반기에 신입사원 88명을 뽑았으나 올해 하반기에는 채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부적으로는 인원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하반기에 200명 정도 뽑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정원을 2012년까지 2천442명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실화될지 불확실하다.

한전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조직의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작년 하반기에 11명을 신입사원으로 받아들였으나 올해에는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는 오는 10월 통합되는 만큼 신입사원 채용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정규직 채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2012년까지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앞으로 상당기간 대졸자들이 공기업에 취업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2006년에 80명, 2007년에 32명을 각각 뽑았으나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입사원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일시적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인턴들의 대부분은 하반기에 실업자로 전락하게 된다. 6개월간의 고용계약이 끝나지만 공공기관들은 예산문제와 성과 미진 등으로 청년인턴제 유지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인턴사원 200명은 올해말에 고용계약이 종료된다"면서 "예산문제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고용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은 일반 공기업에 비해 채용여력이 나은 상태이지만 청년 실업자들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신입사원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25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이는 작년 하반기의 145명에 비해서는 많은 규모다. 우리은행은 대졸 초임연봉을 20% 삭감하면서 생기는 비용절감분으로 신입사원을 더 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의 채용규모는 작년 하반기에 70명이었으나 올해 하반기에는 100명 이상으로 확대되고 농협도 150명에서 200∼250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29명을 채용했으나 이미 직원수가 정부의 가이드라인보다 초과한 상태여서 올해 신규로 뽑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작년 하반기에 18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채용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화재는 올해 하반기 채용규모가 8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00명에 비해 줄어들고 롯데손보는 80명에서 25명으로, 미래에셋은 81명에서 20명으로 각각 감소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