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평판·환경·금리·장수리스크 '四重苦'
보험사 평판·환경·금리·장수리스크 '四重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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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강영구 보험업서비스본부장 "위기를 전화위복 기회로"
"지속가능한 성장방안 도출 과제, 소비자 신뢰 확보 기본전략"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보험사들이 최근 평판·환경·금리·장수리스크 증가로 사중고를 겪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지속가능경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강영구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최근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와 보험개발원 주관으로 열린 '보험산업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세미나'에서 '지속가능성과 금융감독당국의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본부장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외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져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인다"며 "그러나 여전히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저금리정책에 따른 과잉유동성으로 인해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거품형성이 우려되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금이나 달러모으기 운동 등 국민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강조됐다면 이번 금융위기에는 위기극복을 위한 기업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연히 기업윤리나 환경·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본부장은 "최근 보험사들도 경제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는 고객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보험사의 본질적 역할에 비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험사의 적극적 역할 수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경우 사회공헌활동·지속가능경영 관련 기업비전 제시 및 대외홍보 등이 부족했던 반면, 불완전판매·보험사기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광범위하게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 문제와 부당한 보험금 지급거절 등 관련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사회적 이미지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평판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험사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일례로 지난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손보사들은 406억달러라는 막대한 보험금을 계약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강 본부장은 "우리나라도 이런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에 국내 보험사들도 환경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1996~2005년 동안 태풍·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연평균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저금리 정책에 따라 금리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의 투자수익률이 감소해 자산운용수익률이 예정이율을 하회하는 등 금리리스크 현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령인구에 대한 부양부담 및 기대여명 증가로 건강보험 시장은 성장하는 반면, 연금상품 등의 장수리스크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강 본부장은 "이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보험산업의 지속가능 성장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우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기본과제"라고 제언했다.

지속가능경영 실천은 보험사에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비록 보험사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리스크에 노출돼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풍수해보험·환경오염배상보험·탄소배출권이행보증보험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본부장은 "보험사들이 같은 신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환경보호 운동 등을 통한 위험관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면 손해율 안정을 통한 수익창출은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보험업계 및 학계와 함께 '보험사 지속성장 실현읠 위한 혁신방안 작업반'을 운영중이며 이를 통해 ▲녹색보험 개발 지원 ▲사회공헌활동 유도 ▲보험 바로 알리기 지원 ▲윤리경영 정착 ▲소비자보호 강화 ▲보험판매채널 선진화 ▲견실한 재무건전성 유지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마직막으로 강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과도한 수익을 추구한 회사들의 경우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인 적은 있으나 장기간 그 성공을 지속한 사례는 없었다"며 "보험산업에서 지속가능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에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보험사 지속가능성은 소비자 선택의 주요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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