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코스닥시장서 기관들 손떼나
과열 코스닥시장서 기관들 손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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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코스닥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순매도를 기록,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장 마감시간을 기준으로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47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8일과 9일, 13일을 제외한 7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기록, 모두 32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 대규모 주식 매입으로 코스닥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던 기관의 그동안 매매형태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기관은 1월에 2천328억원, 2월 2천414억원, 지난달 2천60억원 등 월간 기준으로 매달 코스닥시장에서 2천억원 이상을 순매수해 왔다.

덕분에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49.72%나 급등할 수 있었다.

기관이 이처럼 순매도로 전환한 까닭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급등한 코스닥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3일 단기 저점에서 이날까지 6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기록, 한달 사이 40% 이상 오르며 5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3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104개에 달했고,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도 71개나 됐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를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의 PER로 나눈 상대 PER의 추이를 보면 지난해 10월 76%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96%까지 올라섰다.

PER는 주가를 1주당 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의 실적보다 많이 올랐는지 아닌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대비 상대 PER가 100%에 가까워진 것은 코스닥시장이 지난해 금융위기로 추락했을 때 실적에 비해 대형주보다 저평가 받았지만 최근에는 대형주와 엇비슷하게 시장에서 대접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은 이달 들어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이 네오위즈게임즈, 디오스텍,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등 단기 급등한 종목이 많다는 점에서도 뒷받침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기관이 어떤 종목을 사고팔았는지 살펴보면 이달 들어 종목교체가 많았다"며 "반등한 종목을 주로 팔았는데 이는 속도조절 차원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오경택 연구원은 "기관이 반등 종목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해서 매매행태가 추세적으로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기관의 순매도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이 이어진 데 따른 탓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설정액은 크게 변함이 없는데 해지가 지난달 말부터 늘어났다"며 "기관이 펀드환매 대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순매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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