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 경제 침체 길게 간다"
한은, "한국 경제 침체 길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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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2.4%, 내년엔 3.5% 성장
내수·수출 '위축'…건설경기 증가세 '유일'
취업자수 10만명 이상 감소…2분기 '최악'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한국경제가 앞으로 상당기간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일 '2009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은은 신용경색 확산, 부동산가격 급락 가능성 등은 앞으로 한국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감경기 내년 하반기 회복

일각에서는 경기가 이미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한은은 체감경기 회복이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 복구가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전기대비 성장률이 1분기 0.2%, 2분기 0.5%에 이어 하반기에는 0.9%를 나타내 연간 성장률이 -2.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에도 성장률이 3.5%에 이르지만 회복속도가 상당히 느릴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 2%로 봤던 성장률에서 4%포인트 이상 낮춘 것으로 이는 정부가 제시한 수정 전망치인 -2%와 비슷한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4.2%, 2분기 -4.1%로 상반기 내내 부진하다가 하반기때 감소 폭이 줄어드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회복 모멘텀은 미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저점이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 일수 있으나 그 회복속도는 상당히 느리다"면서 "내년에 성장률이 3.5%에 이르러도 올해의 -2.4%에서 올라가는 것인 만큼 잠재성장률 수준에는 못미친다"고 말했다.

한은은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단기간에 성장 모멘텀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로 미국 -2.7%, 일본 -6.0%, 유로 -3.4%, 중국 6.8% 등으로 제시했다.

■내수경기 침체 '심화'…수출도 격감

내수 부문에서는 건설경기를 제외하면 전 부문이 극심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의 -0.4% 이후 6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민간소비 증가율이 2007년 5.1%에서 지난해 0.9%로 급격히 줄은데 이어 올해에는  -2.6%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고 정부가 각종 민생·고용안정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 자산가격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소비가 늘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전망 역시 좋지 않다. 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0%로 2003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데 이어 올해는 무려 -18.0%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힘입어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수출이 격감한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무역 의존도가 큰 만큼 수출 둔화는 한국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관 기준으로 수출이 작년보다 20.6%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별로는 수출 감소폭이 올해 1분기 -24.5%에서 2분기 -29.3%로 떨어지면서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여기에는 작년 2분기의 수출이 워낙 호조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되는 만큼 실제로는 수출 여건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면서 수입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등에 힘입어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줄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대폭 흑자가 예상된다.

■2분기 고용 '최악'…13만 명 감소할 것

한은은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악화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악화는 내수를 더욱 짓누른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며 이는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고용인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분기에 14만명, 2분기에 19만명이 각각 줄어드는데 이어 하반기에는 9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평균으로 13만명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김재천 국장은 "추경으로 늘어나는 일자리가 17만개 정도 되는 것으로 봤으며 그런 대책이 없었다면 취업자가 연간 30만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경기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데다 정부의 추경예산 집행 등으로 고용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작년 말에 내놓은 전망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한은은 작년 12월 전망에서 올해 상반기에 4만명이 줄어들지만 하반기에는 11만명이 늘어나면서 연간으로 4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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