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우리금융의 한미캐피탈 고가매입 '주도'
박병원, 우리금융의 한미캐피탈 고가매입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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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용수 기자]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직시절 한미캐피탈(현 우리파이낸셜) 매입과 관련해 고가매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수석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고가매입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또 박 전 수석은 컨설팅업체 선정과정에서도 업체가 부당하게 선정토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혹이 불거지자 박 전 수석은 지난 1월 사표를 제출했다. 

최근 감사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07년 6월말 한미캐피탈 인수를 본격 추진, 같은해 8월말 지분 51.5%를 주당 3만 1900원 총 2711억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내부의 반대에도, 우리금융지주는 당초 예상가격보다 약 500여억원이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인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기업평가 자료마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우리금융지주는 계열사 우리투자증권의 보고에 따라 캐피탈 회사 신설을 우선 추진하되, 한미캐피탈의 적정가치를 주당 2만원 내외, 최고 2만 5000원에 인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한미캐피탈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측은 주당 3만원 이상 제시하지 않으며, 매각하지 않겠다고 버티자, 우리금융지주는 MBK측의 요구에 따라 주당 2만9900원에 인수하겠다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MBK측은 재차 주당 3만2000원에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않을 경우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자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또 다시 이를 수용해 주당 3만 2000원에 사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측은 MBK측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했다. 우리금융지주측은 당시 적정한 가격에 사들인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내부 반대를 묵살했고, 사외이사들의 고가매입 우려를 박 전 수석은 거짓말로 둘러댔다.

특히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영업기반 중복, 고가 등의 이유로 한미캐피탈 인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박전 회장에게 구두 건의하고, 인수 반대의사를 담은 공문까지 보냈지만 박전회장은 그대로 밀고 나갔다.

또 박 전 회장은 인수계약 체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고가매입 우려를 표명하자, 경쟁없는 수의계약 인수라는 사실을 숨긴채,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한 결과로 가격이 비싸졌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박 전 수석이 형사적 책임이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어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캐피탈 매각으로 엄청난 수혜를 본 MBK파트너스는 박태준 사위 김모씨가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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