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만 24세의 삼성생명 보험설계사(FC)가 사내 보험영업 최고의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생명 역사상 최연소로 '명인'의 위치에 오른 삼성유니브지점 홍현진 씨다.
명인은 삼성생명이 설계사의 영업능력을 나눈 8개 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으로 월 수수료가 1000만원에 달한다. 홍 씨는 보험영업 1년여 만에 종전 29세였던 최연소 명인 기록을 갈아치워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홍 씨가 보험영업과 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7년 '삼성생명 대학생 설계사 인턴십 2기'를 통해서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차에 삼성생명에서 6주 동안 설계사 인턴생활을 하면서 보험에 눈을 뜬 것이다.
이어 홍 씨는 지난해 1월 정식 설계사로 첫발을 디뎠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현실의 높은 벽이었다. 영업이라는 게 우선 지인들로부터 시작하는데 홍 씨의 지인들은 대부분 경제력이 없는 대학 선후배였기 때문이다.
이에 홍 씨는 처음 보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개척영업'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치석을 제거하러 치과에 갔다 만난 의사와 간호사들은 홍 씨의 단골고객이다. 고객으로 갔다가 고객을 만든 셈이다. 또 홍 씨는 백화점에 옷 사러 갔다가 매장 직원 10여명을 고객으로 확보한 적도 있다.
특히 고객들 사이에 홍 씨는 홍반장으로 통한다. '어디선가 고객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홍 씨의 강점은 성실이다. 지하철공사가 우수고객을 선정한다면 본인이 상위 10위 안에 들 것이라고 자신하는 홍 씨는 매일 지하철을 이용해 보험영업을 한다.
어떤 날은 지하철 교통비로 하루에 3만원을 쓰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홍 씨는 "지하철은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자신처럼 분초를 쪼개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익하다"며 지하철 예찬론을 늘어 놓는다. 이런 열정으로 그는 지난해 동안 총 123건의 보험 계약을 체결해 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 보험명인이 된 홍 씨는 앞으로 꿈에 대해 "고객보다 3일을 더 사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일반 사람들이 통상 말하는 꿈과 사뭇 다르다.
홍 씨가 고객보다 3일을 더 살고 싶은 까닭은 ▲첫째 날은 가족과 함께 같이 슬퍼하고 ▲둘째 날은 가족을 위해 보험금을 신청하고 ▲셋째 날은 보험금을 지급해 삶의 희망을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스펙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개인보다는 조직을 위하는 희생정신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본인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홍 씨이기에 가능한 꿈이다.
비단 수당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먼저 생각·배려하며 '내가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다. 변함없이 우직하게 애쓰고 일하자'고 매일같이 다짐하는 홍 씨의 앞날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