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지표는 한국 증시의 청신호
美 경제지표는 한국 증시의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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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속에서도 국내 증시의 반등을 점치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국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도 축소되는 점 등이 낙관론의 주요 근거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미국의 2월 실업률은 8.1%로 2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한 달 동안에만 65만1천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업률에 선행하는 미국의 회사채 부도율도 이달 들어 200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6%를 기록했고 앞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고용사정의 급격한 악화는 가계 소득 감소와 소비지출 축소, 은행 연체율 상승 및 수익성 악화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미국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4.6%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부실 규모가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작년 9~10월과 같은 패닉(공황)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정부가 부실 은행 처리과정에서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 같이 `예상치 못한 파산'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온통 잿빛이지만 태평양 건너편의 한국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지속적인 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우선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차입) 비율이 과거 투자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꼽았다.

과거 투자은행들의 4분기 평균 레버리지 비율이 31배 수준을 기록했지만 시중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은 최근 4분기 평균 15배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레버리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보이는 만큼 급격한 위험자산 축소(신흥국 증시 이탈)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통화승수가 상승 전환했다는 점도 긍정적 변화로 꼽았다. 최근 미국의 통화량/본원통화가 상승 반전했다는 점은 돈이 돌지 않는 `돈맥 경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통화승수는 본원통화 한 단위가 몇 배에 달하는 통화를 창출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화량이 확대되거나 감소되는 비율을 나타낸다.

이달 9일까지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채권 순매수 규모가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 기조가 이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 이유는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해 차익을 남기는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된 점이지만 이면에는 한국물 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시중은행의 추가적인 손실과 정부지원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지만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위험보다는 추가적인 반등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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