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또 한차례 빅뱅 조짐
생보업계 또 한차례 빅뱅 조짐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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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 금호 동양 SK 지분매각·M&A 가시권 들어왔다'
경영컨설팅 독자생존 불투명진단···방카슈랑스 새 변수 부상
생보업계에 또 한차례 빅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조짐이다.

최근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 잠식이 두드러진 가운데 일각에서 흥국, 금호, 동양, SK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들의 생존을 위한 지분 매각, M&A 등이 가시권내에 들어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 업체들은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경영 컨설팅 및 밀리만 코리아의 공동 컨설팅에서 “자본금 증자를 위한 지분매각 및 M&A 등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상황은 더욱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내년 8월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방카슈랑스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초 IBM으로부터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하면서 향후 전략에 대한 세부적인 진단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향후 시장 경쟁 구도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금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대형화 전략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일괄 매각은 어렵더라도 부문적인 지분 매각을 통한 대규모 외자 유치 시나리오는 충분히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금호생명은 모그룹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재무 구조 악화가 우려되는가 하면 급격한 시장 점유율 하락세로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미 ‘매각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금호생명은 지난해 금호그룹에서 실시된 맥킨지 컨설팅을 위한 그룹 T/F팀에 3~4명의 인원을 파견하고 전사적 전략 수립에 공동으로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정확한 결과는 모르지만 임직원들 사이에 ‘독자 생존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생명 경영진이 생존을 위한 모종의 제스처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동양생명은 M&A등과 관련,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룹에서 추진되는 사항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동양그룹의 금융 사업 전략에 동양생명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지난해 잠깐 그룹에서 매각설이 흘러 나오긴 했지만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등 사업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이 지난해 실시한 경영 컨설팅 결과 독자생존에 경쟁력이 떨어져 증자 및 인수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왓슨 와이어트사로부터 주당 가치 산정을 위해 실시한 경영 컨설팅이 매각 작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최근 WLR의 외자 유치 작업이 계속 연기되자 국내 금융사들에게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생명은 최근 중소형 생보사 인수 합병 작업이 외부로 불거져 나온다. SK생명은 이미 영업 확대에 주력하면서 수입보험료 시장 점유율이 5위권에 육박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SK생명 관계자는 “올해까지만 해도 그룹차원에서 금융 사업 확대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최근 시장 확대세와 맞물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만큼 SK생명이 금융 산업을 육성할 경우 SK생명을 발판으로 비슷한 규모의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지난 8월 삼성, 교보, 흥국생명 등 9개 생보사들이 밀리만 코리아로부터 실시한 상품 계리 컨설팅 결과 “대규모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모 중소형 생보사 관계자는 “시기가 문제가 될 뿐 중소형 생보사들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며 “내부 컨설팅에서 비관적인 결과가 쏟아지자 최근 업계에서는 빠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지분 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생보사 계리업무 팀장은 “컨설팅 결과가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나왔다는 것은 실무진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앞으로 1~2년내 중소형사들의 지분매각을 포함한 M&A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8월 방카슈랑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중소형 생보사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못할 경우 생존을 위한 지분 매각,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방카슈랑스가 대형 생보사들의 시장 지위를 강화해 오히려 중소형사들의 시장 확대에 한계로 작용, 매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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