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정책' 적절했나…'경기'살리려다 '환란'?
'초저금리 정책' 적절했나…'경기'살리려다 '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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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 부채질" 지적...3월 기준 금리 동결 '무게'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원달러 환율 폭등세가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면서, 한은의 초저금리 정책이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상황논리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결과론적으로는 '초저금리 정책'이 의도했던 경기살리기(성장) 효과는 내지 못한 채 환율 오름세만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3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이 지난 2월 12일 기준금리(정책금리)를 0.50%p 전격 인하하면서, 기준금리가 2%로 낮아졌다. 기준 금리가 2%까지 낮아진 것은 사상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그 과정도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한은은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부터 2월까지, 채 5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무려 3.25%P라는 엄청난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급속한 경기하강국면에서 당시로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같은 한은의 선택이 '실패작'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전례없는 금리인하에도 불구 경기회복의 조짐은 커녕 되레 악화되는 양상이고, 시중에 풀린 돈이 금융기관에만 고여 있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만 점차 노골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환율 폭등이다.

금리 인하는 필연적으로 환율 상승을 수반하게 돼 있다. 그런데, 경기에 놀란 한은이 이 점을 간과한 채 너무 빠른 속도로,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것. 물론, 환율상승이 금리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상승의 한 요인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지적이다. 

사실 그동안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 중 하나는, 국내 금리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외국인 자금이 채권 등 국내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외국인 자금의 철수로 환율 상승을 불러오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우려가 없었던 게 아니다. 그런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너무 급작스럽게 내림으로써, 현재와 같은 '악순환'이  앞당겨 초래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음달 13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속되는 환율불안으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것. 

한은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한은이 처한 입장은 외환보유고를 헐어 치솟는 환율을 붙들어야 하는 재정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자칫 외환보유액만 낭비할 수도 있다는 재정부의 고민은, 금리인하로 금리정책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한은의 고민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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