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앞 날은…'길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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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생변수 '겹악재'..."극단적 위기 가능성 낮지만 조속한 정상화도 기대난"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3월 위기설'속에 금융시장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는 차분하다. 그렇다고, 두려움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극단적 위기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날 금융시장이 요동친 이유는, 국내 외화조달 여건 악화와 일부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지정학적 불안감 등의 대내외 악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6일 연속 상승해 1,450원대로 급등했다. 이는, 작년 12월5일의 1,475.5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6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해 주가와 환율 모두 불안에 빠져 들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28포인트(4.11%) 급락한 1,127.19로 마감했다. 잘 나가던 코스닥지수도 383.17로 전날보다 19.70포인트(4.89%)나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는 줄곧 하락행진이다.

채권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했다.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 3.97%로 전날보다 0.28%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규모에 대한 부담이 장기 채권에 대한 수급 불안감을 키운데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유동성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하고 향후 전망은 어떨까?

글로벌 시장과의 커플링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유로화 급락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확산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손절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졌다는 것. 여기에,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따른 차입여건 악화와 북한 미사일 문제 등의 내적 요인과 미국의 자동차 3사와 금융기관의 파산 우려, 동유럽 일부 국가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면서 환율 상승과 증시 하락 등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계 은행들이 회계 결산일인 3월 말을 앞두고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면 원화 가치가 급락(환율 급등)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향후 전망 또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중론. 무엇보다, 국내적인 요인보다 대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에서 그렇다는 지적이다.

이날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들어 원달러 환율이 1200선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환율이 당분간 하향 안정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타 금융시장 또한 실물부문의 급격한 경기하강과 그에 따른 구제조정 등으로 조속한 정상화는 역시 기대난. 구제금융과 부실자산 정리 등 정상화 이전에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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