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폭등'…1455.5원 마감
원·달러 환율 '폭등'…1455.5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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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이 6일째 치솟으며 장중 1460원을 찍는 등 외환 시장관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오른 1455.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일간 상승폭은 74.5원에 달하며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5일 1475.5원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전날보다 3.5원 오른 1431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개장직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444.5원으로 급등한 뒤 상승폭을 약간 줄여 횡보했다.

하지만 이후 역외 참가자들이 달러매수에 나서며 환율을 끌어올리기 시작, 14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에 외환당국은 올해 처음으로 매도개입에 나서며 1440원선으로 환율을 끌어내리기도 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충분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환율은 장막판에 이를수록 매수세가 강해지며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1450원을 가뿐히 넘어서며 1460원으로 고점을 높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주가 약세를 꼽았다.

지난 6일 1210선을 넘봤던 코스피지수는 국내외 악재를 반영, 이날 1120선까지 주저 앉으며 원화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투자자들 역시 6일째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자'에 나서며 환율을 끌어내리는데 힘을 보탰다. 이날 외국인은 1800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달러매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의 환율상승은 러시아 채무불이행, 아일랜드 CDS 급등 등 동유럽발 금융불안 가시화된 데 따라 불안감이 확산된 데다 최근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우리은행 후순위채권 콜옵션 미행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 등까지 겹치며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GM관련 불안요인도 여전해 불안심리가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높은 외환보유고, 통화스왑라인 확대, IMF 차환확보 등을 이유로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불안감을 잠식시키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아일랜드 등의 리스크 증대는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 "불확실성 일으키는 요인 많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되며 글로벌 달러가 초강세를 띠고 있다"며 "CRS금리 하락, 스와프 포인트 하락 등 지표들도 불안한 시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2.3원을 기록했던 현물-선물간 외화 스와프 포인트 3개월물은 이날 -3.5원으로 내려섰다.

전 연구원은 이어 "정책이 좋은 효과를 발휘 할것이라는 최근의 기대감이 실효성에 대한 우려로 바뀌며 불안심리를 키우고 있고, 유럽금융기관 부실과 동유럽 국가 디폴트 우려가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급적으로도 1월의 무역수지 적자에 이어 2월에도 적자 가 예상되고 실수요뿐만 아니라 키코 관련 수요도 나오고 있다"며 "뚜렷한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3, 4월 외국인배당이 이뤄짐에 따라 본국으로 송금하려는 달러 수요가 예상되는 점도 수요우위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여전히 악재가 많아 상승압력이 큰 모습"이라며 "외환시장의 불안이 지난해 같진 않지만 전고점을 넘기면 장담할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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