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세..1,500원 넘보나
환율 급등세..1,500원 넘보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환율이 두 달여만에 1,4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주초부터 급등하면서 단숨에 1,420원을 돌파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등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원화를 약세로 몰아가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450원 부근에서 환율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정학적 위기감이 심화되면 1,500원을 향한 급등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환율 5일간 46.5원 폭등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7.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작년 12월9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5거래일간 상승폭은 46.50원에 달했다.

환율은 정부의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 여파로 작년 11월24일 1,513원에서 작년 말 1,259.50원까지 급락했지만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 1,320원대로 급반등했고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영향으로 1,400원대에 진입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간 6천800억 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 28일 이후 9거래일간 약 1조6천600억 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와 은행권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정부와 국내 은행의 신용 위험이 커지는 점도 원화 약세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권를 조기 상환하지 않으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이 나빠진 점 등이 외화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 北.외국인 동향이 관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 2차 금융위기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영국과 러시아의 금융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동유럽 국가들의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신청 가능성도 GM대우 공장이 있는 우리나라에 악재가 되고 있다. 조선업계의 수주 취소가 현실화되면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만큼 1,450원을 향한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외국인의 급격한 증시 이탈이 없다면 1,450원 부근에서 상승세가 진정 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 시한 연장으로 외환당국이 실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한, 두가지 악재에 과도하게 민감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남북 간 긴장 고조로 환율이 일시적으로나마 1,500원을 넘볼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현실화되고 미국이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염상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 약세 통화인 원화에 대한 기피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며 "아직은 북한 문제가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고 있지만 심각한 국면으로 돌입한다면 환율이 1,500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