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콜옵션 미행사, 신뢰 훼손 우려
우리銀 콜옵션 미행사, 신뢰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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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장 평판리스크 악화
CDS 프리미엄이 100bp 급등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우리은행이 후순위채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파장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행의 후순위채권 CDS 프리미엄이 100bp나 급등했으며 다른 은행들의 선순위채 가산금리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은행발 악재가 국내 은행들의 대외 신뢰성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우리은행은 4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후순위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해외 조달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텝업' 금리가 신규 발행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채권 발행자인 은행들은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고 스텝업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관행화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국제 시장에서 평판이 나빠질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콜옵션 미행사를 결정하자 우리은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우리은행 후순위채권의 CDS 금리는 옵션 미행사 결정 전보다 100bp 이상 급등한 830bp를 기록 했으며 외국계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 쏟아냈다.

우리은행의 결정이 한국물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UBS는 "경제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조달시장에는 혼란과 손실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달러채권을 6.5~6.75%에 발행했는데 간접적인 악재로 롤오버가 힘들어졌으며 비용도 훨씬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우리은행의 콜옵션 미행사에 대해 "재발행보다 비용면에서 좋을지 몰라도 시장은 실망하고 놀랐다"며 "다른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 능력에대한 투자자의 신뢰도를 더 훼손했다"고 평가하며 "이같은 결정은 외화 자금 조달 시장에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한국 은행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깨뜨리고,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도 "우리은행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으로 국내 은행 전반의 외화유동성에 당장 심각한 타격이 오지는 않겠지만, 국내 은행의 외화조달금리 상승과 외화사채 발행 정상화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콜옵션 행사포기로 국내 은행에 대한 시장신뢰 저하와 앞으로 외화자금 조달상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 측은 콜옵션 행사 대신 추가금리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종휘 행장은 콜옵션 미행사에 대해 "법률상 하자가 없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외국계은행도 있다"며 "투자자 불만 해소를 위해 금리를 115bp 정도 올려주고, 여기에 더해 합리적 안을 만들어서 교환 오퍼를 내서 금리를 조금 더 얹어주는 안을 주간사를 통해 하도록 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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