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로부터 SK그룹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따라서 최악의 시나리오 아래 기업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다.

SK그룹의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의 신준성 경영 인프라 연구팀장은 16일 사보 2월호에 기고한 `글로벌 쓰나미, SK도 예외는 아니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신 팀장은 "최근의 경제위기는 1997년 발생한 아시아의 금융위기 때와는 상당히 다르며 그 끝을 알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먼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꼽았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 하락이 달러당 1천 원∼1천600원대로 크게 변했고, 유가의 등락 폭도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에서 100달러에 이르는데다, 중국 위안화도 지난해 거의 두 배로 변화해 중국 투자 계획에 많은 차질을 줬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은 실물경제에 빠르게 영향을 주고 있고, 실물위기가 다시 금융산업을 악화시키는 악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불황의 여파에서 SK도 벗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SK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와 통신산업이 움츠러들 가능성을 경고했다.

즉, 경기불황은 고용불안과 수입감소를 가져오고, 일상생활에서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많아지게 할 것이고, 그러면 휘발유 수요가 줄어들어 결국 SK에너지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말이다.

통신업계도 사용자들이 사용량을 줄이면서 시장경쟁이 격화해 가격이 내려가면서 SK텔레콤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고, 결국 기존 통신 인프라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을 빼면 수익성도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SK 주요 관계사의 작년 실적, 특히 4분기 실적은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불황의 그림자를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SK에너지의 매출액은 9조8천780억 원, 당기순이익은 2천6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63% 급감했다.

SK텔레콤도 매출액은 3조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천631억 원으로 29%나 감소했다.

신 팀장은 "외부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기에 그저 가만히 기다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장기 불황이 예견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기업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기업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불황 이후의 경제 회복기에 과실을 얻도록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기업 발전의 토대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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